윤 대통령 "김치찌개·소주 회동하자"... 민주당 "언론플레이 말라"

입력
2022.05.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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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민주당 연락' 두고 진실공방도
16일 尹 국회 시정연설, '협치'에 방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시도한 '윤석열표 협치'가 순항하지 못하고 있다. '김치찌개와 소주를 곁들인 영수회담' 제안을 더불어민주당이 곧바로 거절하면서다. 회동을 위한 연락 여부를 두고 민주당과 대통령실이 진실공방을 벌이는 등 오히려 냉기류가 흘렀다.

윤 대통령은 최근 여야 지도부에 "16일에 돼지갈비와 김치찌개, 소주를 곁들인 회동을 하자"는 제안을 보냈다. 취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파격적인 형식으로 국회와의 대화에 시동을 건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은 야당 인사들과 만나서 소탈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최근 논란이 된 대통령실 인사를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 지금 우선해야 할 것은 '보여주기 식 회동'이 아닌 인사 참사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결단"이라고 말했다. 회동 시점에 대해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 처리 이후가 맞다"고 했고, '소주 회동' 형식에 대해서도 "현안이 많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회동 무산 책임을 놓고 대통령실과 민주당 간 진실공방까지 벌어졌다. "이진복 대통령 정무수석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답이 없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는 최근 이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야당을 압박하기 위해 대통령실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사전 접촉 사실 자체를 부정하며 윤 대통령이 주도하는 협치에 끌려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가 요즘 전화 폭탄 때문에 전화를 안 받는가 싶어서 비서실에도 연락을 했다"며 재반박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야당과의 협치 시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16일 회동 무산을 대단히 아쉬워 했다"며 "그래도 언제든지 좋으니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초당적 협력'과 '협치를 통한 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손영하 기자
신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