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이닝 1실점’ 희망 본 복귀전… 류현진 “전체적으로 만족”

입력
2022.05.15 15:30
22면

류현진(35·토론토)이 28일 만의 복귀전에서 호투하며 재기 가능성을 보였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동안 7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팔뚝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28일 만에 돌아온 마운드였다. 류현진의 기대 이상 버텨주면서 토론토는 8회 집중타를 앞세워 5-1로 승리하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이 오늘 같은 투구를 보여줘 좋았다”면서 “제구력을 앞세워 경기를 지배한 모습은 우리가 알던 류현진 같았다”라며 반색했다.

초반은 조금 불안했다. 1-0으로 앞선 1회말 수비에서 첫 타자 얀디 디아즈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바깥쪽으로 던진 체인지업이 조금 높게 제구된 것을 디아즈가 놓치지 않았다. 이후엔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2, 3회는 19개의 공만으로 연속 이닝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4회엔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3번 마누엘 마고를 안타로 내보낸 뒤 4번 헤롤드 라미레즈는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5번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ㆍ2루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 타자를 병살타로 유도, 공 18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엔 제구가 흔들렸다. 1사 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후속 타자에게도 연속해서 볼을 3개나 던졌다. 이후 7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지만, 몬토요 감독은 교체를 결정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11일 텍사스전(3.1이닝 5피안타 2사사구 6실점)과 4월 17일 오클랜드전(4이닝 6피안타 5실점)에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세 번째 등판인 이날 안정감을 보여주며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했다.

직구 구속을 회복한 것이 희망적이다. 부상자명단(IL)에 오르기 직전 경기였던 지난달 17일 오클랜드전(4이닝 5실점)에서는 최고 구속이 90.2마일(약 145㎞)에 그쳤지만, 이날 평균 구속은 90.3마일에 달했고 최고 구속은 92.1마일(약 148㎞)까지 찍혔다. 주무기 체인지업도 바깥쪽에서 잘 제구되며 날카로워졌다. 류현진도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직구가 살아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회 홈런을 맞긴 했지만 체인지업도 잘 통했다”면서 “제구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도 호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스타는 “오클랜드전의 류현진은 마치 연료를 채우는 걸 잊고 장거리 여행을 떠난 자동차 같았다”면서 “탬파베이전에서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고 무사 귀환을 반겼다. 스포츠넷 역시 “구속이 올라가면서 체인지업과 커브의 위력이 살아났다”면서 “류현진의 호투 덕분에 팀이 추진력을 얻었다”라고 호평했다. MLB닷컴의 토론토 담당 키건 매티슨 기자는 개인 SNS에서 “매우 긍정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강주형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