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LG)이 시즌 7호 홈런을 결승타로 장식하며 최근 부쩍 뜨거운 장타 감각을 이어갔다. “(김)현수형이 준 배트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지환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화와 경기에서 시즌 7호 홈런을 치며 팀의 11-7 승리를 이끌었다. 1-1로 맞선 1회말 2사 2루에서 한화 선발 김민우의 포크볼을 받아쳐 2점짜리 결승 홈런을 만들었다. LG는 6연승을 거두며 단독 2위를 지켰고, 오지환은 홈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박병호(KTㆍ12개)다.
오지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득점 기회였다. 1점만 더 뽑자는 마음으로 집중했는데 홈런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수가 건넨 3자루의 배트가 장타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홈런 7개 모두 현수형이 준 배트로 쳤다”면서 “그동안 공개적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할 수 있게 됐다”라며 웃었다.
오지환이 김현수로부터 배트 3자루를 받은 것은 4월 15일이라고 한다. 원래 쓰던 배트보다 20g 무겁고 0.5인치(1.3㎝) 길다고 했다. 그런데 4월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쳤고 이후 6개를 더 추가했다. 오지환은 “현수형이 ‘장타를 노려보라’며 무게 880g에 길이 34인치짜리 배트를 줬다. 이 배트를 쓴 이후 장타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방망이 무게감인지 몰라도 스윙할 때 중심이 더 잘 잡히는 것 같고, 하체에도 힘이 잡힌다는 느낌도 든다”는게 오지환의 설명이다.
물론, 방망이만으로 일궈낸 결과는 아니다. 노력도 그의 장타력을 높였다. 오지환은 “2016년 20홈런을 친 적이 있다. 당시 타격 자세를 영상으로 보며 그 자세를 되찾고자 했는데 최근 그 자세를 찾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장타 욕심은 타순에서 비롯됐다. 그는 “출루ㆍ도루 능력이 좋은 (홍)창기와 (박)해민이 형이 상위 타순에 있고 나는 5번 이후에 배치된다”면서 “하위 타선에서 내가 팀에 공헌할 최상의 결과는 장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수치상 2016년 홈런 기록(20개)을 넘어 28개까지 가능하다. 오지환은 그러나 “홈런 수를 목표로 정하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장타를 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몇 개의 홈런을 치겠다는 목표는 없다”면서 “다만 2016년 당시 가장 큰 구장을 쓰면서 20홈런을 친 유격수라는 자부심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런을 칠 때마다 1경기 빼고 모두 이겼다. 팀이 많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오지환 홈런=팀 승리’ 공식에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LG는 오지환이 홈런을 친 7경기 중 6경기에서 승리했다.
LG는 13일부터 상승세를 탄 KIA와 주말 홈 경기를 치른다. 특히 13일 KIA 선발은 양현종이다. 오지환은 “13일 첫 경기가 중요하다”면서 “홈 경기 성적(7승 11패)이 좋지 않았다. KIA와 3연전에서 꼭 위닝시리즈(2승1패)를 가져가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