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윤석열 정부의 금융당국 수장 인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12일 “정 원장이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지난해 8월 취임한 정 원장은 아직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았다. 특히 정 원장은 유임설이 돌았던 인사였던 만큼 금융권에서는 이날 사의표명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밝혀진 우리은행 직원의 ‘600억 원대 횡령’ 사건에 부담을 느껴 사의를 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하고도 2012~2018년 일어난 횡령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는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이 거론된다. 또 △정연수 김앤장 변호사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 △박은석 법무법인 린 변호사 등 검찰 출신 인사들도 차기 금감원 수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3명 모두 금감원 직원 또는 파견검사로 금감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특히 2008∼2013년 금감원 부원장보를 역임했던 정 변호사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앞서 이달 5일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고 위원장 역시 지난해 8월 취임해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다. 그러나 정부 교체기에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표를 내던 관례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전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금융위원장으로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김 회장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지냈다. 새 금융위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도착한 후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되는 만큼, 신임 금융위원장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