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는 일본의 문화"라는 일본 외무성의 선전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를 바로잡는 광고로 맞대응에 나섰다.
서 교수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최근 일본 외무성이 욱일기 관련 한국어 영상을 광고해 논란이 됐다"며 이를 반박하는 일본어 광고를 개인 돈으로 만들어 일본 유튜브에 집행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10월 일본 외무성은 '욱일기는 세계대전과는 관련 없는 일본의 문화를 나타내는 문양'이라는 내용의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올 초에는 해당 영상을 한국 유튜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광고해 한국 누리꾼들의 눈에 띄었고 "전범 국가로서 반성이 없는 태도다", "전쟁 상징물을 홍보하는 것을 불쾌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서 교수가 "올바른 맞대응이 필요하다"며 "욱일기 관련 일어 영상을 제작하여 일본 유튜브에 똑같이 광고를 집행해줬다"고 나선 것. '일본의 전범기 사용은 중단되어야 합니다(日本の旭日旗使用は中断すべきで)'라는 제목의 영상은 일본의 욱일기가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문양과 같은 의미를 가졌고 독일에서는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했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영상은 2018년 6월 영어와 한국어로 올라온 것으로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욱일기는 일본이 저지른 전쟁 범죄를 상징한다'고 알리기 위해 서 교수가 제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인스타그램과 뮤직비디오에 욱일기 문양이 등장했다가 해당 장면이 수정된 사례와 2017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한일전에서 욱일기 응원으로 문제를 빚은 일본팀에 1만5,000달러(약 1,9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 사실을 소개했다.
이어 이런 사례들은 욱일기의 사용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국제 사회가 인정했다는 뜻이라면서 "그럼에도 침략 전쟁에 대한 죄의식 없는 일본 정부의 대응과 욱일기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 전범기가 휘날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시 서 교수는 "일본이 종전 후 다시 전범기를 자위대의 군기로 사용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범기 문양을 활용하고 있다"며 "러시아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장을 넘어 세계 어디에서도 전범기가 사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영상을 소개했다.
11일 서경덕 교수는 4년 전 영상을 일본어로 다시 올리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일본 외무성의 욱일기 홍보 영상에서 2차 세계대전과 태평양 전쟁 등에서 '전범기'로 사용했다는 설명을 빼놓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는 전쟁 범죄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이 사비로 진행하는 것이라서 일본 정부의 물량 공세만큼의 광고 집행은 어렵다"면서도 "우리 누리꾼들과 함께 욱일기의 역사적 진실을 세계에 꾸준히 알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