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자들 사찰 돌며 불심 잡기... 'VIP 주차'에 방문객 불편도

입력
2022.05.08 18:16
인천 지역 후보들 지역 사찰 방문
연수구 절에선 정치인에 주차 편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부처님 오신 날인 8일 인천에서 출마한 지방선거 후보들이 지역 내 사찰을 돌며 불심 잡기에 주력했다.

각 캠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시장 후보는 이날 미추홀구 수도사‧구양사, 연수구 흥륜사, 부평구 보명사, 서구 법명사 등 봉축 법요식과 법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유정복 시장 후보는 이날 수도사, 흥륜사, 보명사, 법명사, 미추홀구 수미정사, 연수구 호불사 등 지역 내 사찰을 순회했다.

인천시교육감 후보들도 이날 사찰을 찾아 불심을 공략했다. 도성훈 교육감 후보는 흥륜사와 보명사, 남동구 인천불교회관 등을 돌며 불자들을 만났다. 최계운 교육감 후보는 흥륜사와 수미정사 등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사찰을 찾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구청장, 군수, 시‧구의원 후보를 비롯해 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이날 일제히 사찰을 방문함에 따라, 어버이날과 겹친 부처님 오신 날에 사찰 내 봉안시설을 찾은 시민들이 일부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날 연수구 한 사찰은 봉안시설 주차장을 내빈 주차장으로 사용하면서 봉안시설 방문객 출입을 막아 항의가 쏟아졌다. 해당 봉안시설의 대표는 주차 불편을 겪은 방문객에게 '사찰에 항의하라'는 내용의 공지를 했다.

봉안시설의 대표는 "(사찰 측이) 행사 때만 되면 주차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봉안시설 주차장을 정치인 등 내빈을 위한 주차장으로 바꿔 버렸다"며 "'봉안시설 고객을 위한 주차장'이라고 몇 번이나 말을 했지만 매번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이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면서 "주차장 관련 모든 항의는 절 쪽으로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찰 관계자는 "봉안시설에서 항의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주차장이 협소한 데다 행사는 해야 하고, 내빈 주차장을 마련하지 않을 수도 없어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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