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연기 후폭풍… “일정·계획 전면 재수정”

입력
2022.05.0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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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문제와 연계된 선수·노장들 
심리치료 등 병행 다시 준비해야 
축구도 연령대 조정 여부 주목 
숙소·비행기표 예약은 아직 안해

올해 9월로 예정됐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연기되면서, 대회 참가를 준비해온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상당 부분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일부 종목별 단체들이 항저우 대회에 참가할 대표 선수를 이미 선발한 상황에서 일정이나 계획을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6일 "중국올림픽위원회(COC),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HAGOC), OCA 집행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올해 9월 10∼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기로 한 19회 하계 아시안게임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력해 대회를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2020년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내부에선 연기에 무게를 두고 대응 방안을 논의해왔다는 설명이다.

체육회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처럼 1,000여 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는 목표로 준비해온 계획을 전면 재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단 파견지원 예산으로 반영한 43억 원을 내년으로 순연 편성해야 한다.

체육회는 또 다음 달부터 진천 선수촌에 입촌해 기량을 끌어올리려던 대표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와 훈련에 필요한 일정을 종목별 단체들과 협의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레슬링 간판 김현우(33) 등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지막 대회로 생각하고 주력해온 선수들에겐 연기 여파가 커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체육계 중론이다. 체육회 관계자는 “다음 달 선수 등록과 숙소 및 항공권 예약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행정적 손실은 크지 않다”며 “아시안게임만 바라보고 훈련한 선수들에겐 악재일 수밖에 없다. 군 문제와 연계된 선수들, 노장들은 더욱 영향이 크기에, 심리치료 등도 병행해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종목별 경기단체들 역시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을 다시 조율해야 한다. 태극마크 달기가 금메달 따기보다 어렵다는 평을 받는 양궁의 경우 이미 지난달 8명의 국가대표 선발을 마치며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활약을 항저우에서도 이어가려 했다. 4일에는 KIA와 키움 프로야구 경기를 앞둔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남녀 대표팀간 맞대결을 벌이는 특별훈련까지 진행했다. 도쿄올림픽 2관왕 김제덕은 당시 “대회가 무조건 열린다고 생각해 부족한 점을 메우겠다”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도 다시 선발한 대표팀이 참가했다. 당시 일부 선수들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기력이 가장 좋은 선수가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는 데 모두 수긍했다. 그 원칙이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3세 이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 축구 대표팀은 출전 연령대를 조절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아시안게임이 2023년으로 미뤄지면 남자 축구의 나이 제한도 함께 1년이 늘어날 것인지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도쿄올림픽에서 나이 제한을 1년 늘려준 바 있어 이번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받을 가능성은 있다. 황선홍 대표팀 감독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스럽기는 하다”며 “협회로 공식 통보가 오지 않아 기다려 봐야겠지만, 연기되더라도 차질없이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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