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법부가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를 비판했던 자국 언론인에게 징역 7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6일 중국 중앙(CC)TV에 따르면 하이난성 싼야시 청자오 인민법원은 전날 언론인 뤄창핑에게 '영웅 열사의 명예를 훼손한 죄' 등의 혐의로 징역 7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날 재판에서 "뤄창핑은 인터넷에서 영웅 열사를 모욕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과 항미원조 정신을 부정했다"면서 "사회 공공질서를 파괴하고 사회 공공이익을 해쳤다"고 판시했다.
중국의 유명한 탐사 기자였던 뤄창핑은 지난해 10월 6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 영화 장진호와 관련, "반세기가 지났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전쟁이 정의로웠는지에 대해 거의 반성하지 않았다"고 썼다. "당시 모래 조각 부대가 상부의 훌륭한 결정을 의심하지 않은 것과 같다"는 견해를 담은 39자짜리의 짧은 글이었으나, 중국 사법 당국은 이를 사회주의 가치관을 부정한 행동으로 판단했다.
'장진호'는 6·25 전쟁을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의 승전사로 그려낸 작품이다. 역대 중국 영화 흥행 1위에 등극했지만,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을 철저하게 중국인의 시선을 담아 애국주의에 편승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특히 중국인들은 6·25 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 당시 혹한의 추위에서 얼어 죽은 중공군 부대를 '얼음 조각 부대'로 부르며 영웅으로 추대하고 있다. 이에 뤄창핑은 얼음 조각 부대를 '모래 조각 부대'(어수룩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키는 중국의 은어)로 풍자한 것이다.
재판부는 뤄창핑에 대해 "그의 행위는 영웅 열사의 명예를 침해하는 죄가 되므로 법에 따라 처벌하고 그에 따른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탐사 전문기자에서 졸지에 공공질서 파괴자로 낙인찍힌 뤄창핑은 중국 매체 신경보의 심층보도팀 주필과 중국 경제주간지 차이징의 부편집장을 역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전 부주임인 리우티에난의 부패상을 폭로해 2013년 국제투명성기구로부터 청렴상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