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MAGA) 군중은 최근 미국 역사에 존재했던 진짜로 가장 극단적인 정치 조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경제 관련 연설을 한 뒤 질의 응답 과정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MAGA’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줄임말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구호이자 그의 극렬 지지자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과 답변에서 이 같은 거친 표현을 쓰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간접 공격하는 모습이었다.
마가라는 단어는 이날 여러 차례 등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의 임신중단(낙태) 권리를 보장한 기존 판례를 뒤집는 연방대법원 판결문 초안이 공개된 데 대해 성소수자 권리 위축 가능성을 언급하며 “(마가의) 다음 공격 대상은 무엇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마가가 극단적 정치 조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이 중산층 증세와 사회보장 지출 축소 관련 법안을 제시했다며 “대부분의 마가가 그렇듯 이는 극단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통합을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층 편가르기 표현을 반복한 장면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도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연방 적자 규모가 2020년 대비 3,500억 달러 줄고, 올해 감소 폭은 1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정부 재정을 엉망으로 만들었는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바로잡고 있다는 힐난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전에도 낙태권 관련 발언에서 “만약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여성의 권리를 지켜야 하고 유권자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를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11월 선거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와 각 세우기’ 구도를 본격적으로 짜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지난 1년간 하락세로 일관했던 지지율도 지난달 워싱턴포스트ㆍABC방송 조사(지지율 42%)를 기점으로 반등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정치 행보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3일 실시된 오하이오ㆍ인디애나주(州)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를 선언한 후보 22명 전원이 승리하는 등 그의 공화당 내 영향력도 입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