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오는 10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을 파견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참석은 악화한 한일 관계를 고려해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3일 일본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가 전날 국회에 하야시 장관의 취임식 파견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윤 당선인에게 기대를 걸면서 징용공(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과 위안부 문제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입장에서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는 대신) 차선책으로 하야시 외무장관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하야시 외무장관이 한국에서 지한파로서 알려졌다는 점을 들어 “일본 측에서도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는 전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명했다.
일본 일간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복수의 한·일 양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하야시 외무상이 윤 당선인 취임식 전날인 9일 방한해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과 만나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 무산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동안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 및 여당 내에서 기시다 총리의 방한 신중론을 제기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일본 총리는 이번까지 세 번 연속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게 됐다. 앞서 2013년 2월 열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아소 다로 당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참석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때에는 후쿠다 야스오 당시 총리와 나카소네 야스히로, 모리 요시로 전 총리 등 전ㆍ현직 총리 3명이 한국을 찾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참석했다. 5년 전 문 대통령 취임식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급박하게 진행된 일정 탓에 취임식이 약식으로 치러져 일본 전ㆍ현직 총리 등 고위 인사는 방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