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구단 유소년팀 선수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집단 괴롭힘에 따른 사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숨진 선수의 부모는 아들이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는 내용의 호소 글을 올렸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김포경찰서는 지난달 27일 김포FC 유소년팀(U18) 소속 고교생 A(18)군이 숙소에서 투신해 사망한 사건을 접수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A군이 숨지기 전 활동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SNS 내용을 파악해 A군의 사망 과정에서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정식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 기록에 A군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내용이 나오면 그때 정식 수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사망 동기 확인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군의 부모로 보이는 청원인 B씨는 2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내 아들 좀 살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글에서 “(아들이 숨지고) 며칠 만에 아들의 카카오 계정을 열어보고 밤새 너무 무섭고, 화가 나고, 미안해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며 “코치들의 폭언과 편애, 협박성 말들, 몇몇 친구들의 모욕과 수치심, 괴롭힘이 4개월 간 지속되었나 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들을 괴롭힌)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를 것이다"며 "운동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꼭 많은 이야기를 나눠 아이들을 지켜내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아들이 사람 이름을 여러 명 써놓은 뒤 “죽어서도 저주할 것”이라고 유서에 적었다고도 밝혔다. 아들이 단 한 번도 웃는게 진심인 적이 없었다는 말도 남겼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 글에는 이날 오후 2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재단법인 김포FC는 홈페이지에 “김포FC 유소년 축구(U-18) 소속 B군이 우리의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다”며 “그와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과 우정, 축구를 향한 열정과 밝은 모습을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지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