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 성공 비결 배우자... 인니·몽골·이집트 앞다퉈 '세종 견학'

입력
2022.04.27 16:30
인니 대사, 부동산 재벌 대동 세종 방문
조코위 대통령도 "가고 싶다" 의사 전달
신도시 건설 중인 몽골도 장관 파견해
이집트도 세종 건설·운용 누하우 '견학'
행복청 "도시기획 단계부터 지원, 국익 연결"

행정수도 건설이나 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나라의 대표들이 한국의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을 앞다퉈 방문해 행정도시 성공 비결을 배우고 있다. 20여년 전 개발을 시작해 10년 전부터 정부부처 입주가 시작된 세종은 전세계 행정수도 신설 사례 중에서도 비교적 최근의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인니 "세종은 주요 벤치마킹 대상"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매년 지반이 7.5㎝씩 가라앉는 수도 자카르타의 기능을 동부 칼리만탄의 누산타라로 옮기는 거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신수도 건설에는 총 40조 원이 투입되며, 이 중 인도네시 정부는 30조 원 이상을 민간 투자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27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25일 간디 술리스 얀토 소에헤르만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일행은 세종을 방문해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홍보관과 정부 청사가 밀집한 1생활권 곳곳을 둘러봤다.

행복청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대사의 방문은 인도네시아 신수도법이 1월 18일 국회를 통과한 뒤 본격적으로 수도 이전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방문단은 세종 행정도시 건설 과정과 경험, 사업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극복 방법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 세종 방문 원해"

세종 방문단에는 정부 관계자 외에도 인도네시아 최대 부동산개발 업체인 시나르마스 그룹 관계자도 포함됐다. 시나르마스 그룹은 과거 한국의 쌍용차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는 재벌 기업이다. 작년 말 부임한 간디 대사와 지난달 취임한 인도네시아 신수도청 부청장이 바로 시나르마스 출신이다.

간디 대사는 박물관 부지 인근에 자리 잡은 행복도시 홍보관 등을 둘러보면서 박무익 행복청장에게 “본국에서 신수도 논의가 활발하고,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도 세종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 사전 학습 차원에서 왔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세종은 가장 최근에 건설된 데다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most inspiring) 도시”라며 “새 정부도 세종시의 성장을 지원하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이날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국정 실천과제로 채택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또 “조코위 대통령이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국제의회연맹 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세종시 방문 의사를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몽골, 이집트 "한국 신도시 개발·운영 경험 주오"

내달 2일엔 몽골에서 뭉크 바토르 건설도시개발부 장관이 행정수도 견학을 위해 세종을 찾는다. 행복청 관계자는 “몽골이 신도시 개발 경험 공유를 요청해 왔고, 우리도 협력의사를 전달했다”며 “바토르 장관의 한국 방문은 그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몽골은 2월 24일 쩔버 엔크투부신 건설도시개발부 차관을 비롯한 몽골 대표단을 세종으로 보내, 개발 경험을 전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몽골은 수도 집중 해소와 경제 다변화를 위해 울란바토르에서 3㎞ 떨어진 곳에 신도시 쿠시그밸리 개발을 최근 시작했다”며 “과학·금융·의료·대학·관광 기능이 복합된 신도시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세종과 인천 등의 경제자유구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 카이로에서 차로 1시간 떨어진 곳에 신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이집트도 세종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나라다. 이집트 신행정수도건설청 (ACUD)이 한국의 사업 참여를 바라고 있고, 행복청이 지난해 10월 이집트를 방문 협력의향서를 전달하고 협력 사업 발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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