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인 트위터가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품에 안긴다. 하루 평균 이용자만 2억1,700만 명을 보유한 트위터가 평소 '표현의 자유' 옹호자로 알려진 괴짜 억만장자의 손에 넘어가면서 향후 SNS 업계에 상당한 파장도 점쳐지고 있다.
트위터는 25일(현지시간) 머스크와 440억 달러(약 55조1,100억 원)에 자사 지분 매각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54달러20센트의 인수 가격은 이달 1일 기준 주가에 3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금액이다.
앞서 트위터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까지 언급한 머스크의 제안 거절과 함께 경영권 방어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구체적인 인수자금 조달 계획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22일 다수의 트위터 주주들을 만나 자신의 인수 계획을 지원해줄 것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투자자들이 트위터에 "머스크와의 협상에 응하라"고 압박하면서, 트위터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머스크의 제안을 수용했다.
트위터는 지인 기반의 소셜 플랫폼을 표방하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보다 이용자 수는 적지만, 빠른 실시간 전파력으로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머스크가 최근 10년간 8번이나 적자를 낼 정도로 사업적인 측면에서 매력도가 떨어지는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 중 하나다.
사실상 트위터가 머스크의 손에 들어가면서 SNS 업계도 변화될 트위터의 운영 방향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300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수시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가치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당장 게시물 관리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다른 SNS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짜뉴스나 혐오발언 차단에 앞장섰던 트위터가 향후엔 콘텐츠 검열과 개입을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머스크가 예고한 실명 인증제 도입과 알고리즘 공개 등도 이와 같은 기조의 연장선이다. SNS 업계 관계자는 "인지도 높은 머스크의 자유 분방한 운영 전략이 트위터를 통해 구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데, 어떤 형태로든 SNS 업계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다만 지나친 '표현의 자유'는 도덕적인 책임과 의무까지 저버린 방종을 낳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본인 소유의 비상장 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인데, 비상장사는 공시 등의 의무에서 자유로워지는 만큼 주주와 규제당국의 간섭을 피해 자유롭게 서비스 정책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2018년 4월 1일 만우절 당시 "테슬라는 완전히 파산했다"고 거짓 트윗을 올렸다가 테슬라 주가를 8% 넘게 폭락시킨 전력도 있다.
미 워싱턴 정가에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번 거래는 우리 민주주의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머스크 같은 억만장자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규칙에 따라 움직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축적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1월 의사당 난동 사건을 부추겨 트위터 계정이 정지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도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