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모처럼 생기가 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2년여 만에 일상으로의 회복이 시작되면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제주 관광 업계에선 "올해 연간 방문객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25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399만5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1만588명보다 32.5% 증가했다.
제주 방문 내국인관광객은 2000년대 400~500만 명 수준에서 2010년 680만 명, 2011년 769만 명, 2012년 800만 명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이어 2015년 1,100만 명을 기록해 내국인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고 2016년 1,224만 명, 2017년 1,352만 명, 2018년 1,308만 명, 2019년 1,356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제주는 해외 여행이 막힌 반사 이익으로 인해 내국인 관광객 수가 2020년 1,002만 명, 2021년 1,196만 명 등 2년 연속 1,000만 명을 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이 빠진 자리를 내국인 관광객들이 채웠다.
여기에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맞물려 여행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관광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맞은 첫 주말인 22~24일 사흘 동안 제주에는 12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렸다. 전주와 비교하면 하루 평균 1,000명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제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제주방문 관광객 신용카드 소비분석 결과 지난해 관광객 신용카드 소비 금액은 2020년 대비 25.6% 증가한 약 2조9,490억 원으로 추계됐다. 이 중 내국인의 경우 2조8,730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31.5%가 늘었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전이자 역대 내국인 기준으로 가장 소비액이 많았던 2019년(2조8,100억 원)보다도 2.2% 증가한 수치다.
내국인 관광시장과 함께 그동안 침체기였던 단체 관광 시장와 외국인 관광 시장도 일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집단 감염과 인원 제한 등 거리두기 영향으로 고사 위기에 처했던 단체 관광 시장은 수학여행단을 시작으로 예약이 점차 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중단됐던 제주 무사증이 재개되면 외국인 관광시장 회복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제주도는 관광시장 회복에 대비한 관광 일상 준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제주도는 무사증 및 국제 관광 단계적 재개에 발맞춰 외국인 관광객 수용 태세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 제주 방문 내국인의 해외 수요 전환 대응을 위해 소비 성향,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마케팅 등 단체 수요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개별관광객 증가 추세를 보면 올해 내국인 관광객 수는 물론 소비금액도 역대 최대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며 "단체 관광 시장과 외국인 관광 시장 회복을 위한 준비 작업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