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홋카이도서 26명 탑승 관광선 “가라앉고 있다” 신고 후 연락두절

입력
2022.04.23 19:40
해상보안청 수색 중… 아직 발견되지 않아



일본 홋카이도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모두 26명이 타고 있던 관광선이 23일 오후 “가라앉고 있다”며 구조요청을 보낸 후 연락이 두절됐다. 해상 보안청이 순시선과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현장 주변 해역을 수색하고 있지만 이날 오후 늦은 시간까지 현재 배와 탑승자 모두 발견되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3일 오후 1시15분께 홋카이도의 시레토코반도 앞바다에서 ‘가즈 원(KAZU 1)’이란 관광선의 승무원이 “함수 부분이 침수돼 가라앉고 있다”고 신고해 왔다. 이후 “선체가 30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는 통보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관광선에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한 24명의 승객과 선장, 갑판원 1명씩 모두 26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보안청은 헬기 등을 보내 사고 현장을 수색했지만, 오후 10시 현재까지도 구조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선박 사고 구조는 시간과의 싸움이지만, 사고 해역에 첫 번째 헬기가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반이 되어서였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사고 지역을 포함한 홋카이도 동쪽 지역은 '항공 구조의 공백 지대'(해보 관계자)라고도 불리며, 사고 현장 주변은 헬기가 출발한 구시로 기지에서 약 160㎞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주변에서는 풍속 15m의 강한 바람이 육지를 향해 불어, 헬기의 현장 진입도 어려웠다고 한다.

사고 현장 주변 해역은 파도가 높아 고기잡이를 위해 출항했던 어선도 이날 오전 중에 항구로 돌아왔다고 NHK는 현지 어민협동조합을 인용해 보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호츠크해 쪽 저기압의 영향으로 홋카이도 동부에선 바람이 강해지고 파도가 높아져, 낮부터 3m 정도의 파도가 치고 있었다. 현장 주변인 홋카이도 아바시리 지방에는 풍랑과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한편 전국에서 해양 사고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수난(水難)학회의 사이토 히데토시 회장은 “현장 주변 해수 온도가 4도 정도로 추정되고 북서풍도 강하게 불고 있어, 체온이 떨어질 것 같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사고 소식에 '제4회 아시아·태평양 물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구마모토시를 방문 중이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밤 급거 도쿄로 복귀했다. 기시다 총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명 구조에 나설 것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교도통신이 전했다. 해상보안청은 항공자위대에 장비와 인력의 파견을 요청했고, 국토교통성은 이번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밤 대책본부 회의를 열기로 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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