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공간 속 이효리… 메타버스와 만난 '서울체크인'

입력
2022.04.26 10:00

가수 이효리가 메타버스를 통해 캐릭터로 만들어졌고, 그가 방문한 장소들이 모니터 속에 등장했다. 가상 공간 속 '서울체크인'에는 즐길 거리가 다양하지 않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기기엔 충분하다.

지난 8일 첫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은 '서울에서 스케줄을 마친 이효리가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갈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리얼리티 콘텐츠다. 예능에 등장하는 장소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을 통해 가상 공간에 구현됐다.

메타버스 속 이 공간에 대해 티빙 측은 "이효리처럼 공항에서 시작하는 설정으로 이용자들이 직접 다리를 건너 서울 곳곳을 엿볼 수 있어 흥미를 유발한다. 무엇보다 서울맵에서는 '서울체크인'에 나온 브런치 카페, 칵테일 바, 포토 스팟, 요가센터 존 등 이효리의 관심사가 담긴 서울을 이효리의 시선을 따라 경험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몇몇 프로그램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대중을 만나왔다. JTBC '아는 형님'의 출연자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캐릭터로 만들어졌다. 이 프로그램의 교실 맵을 찾은 많은 이용자들은 가상 공간 속 형님들의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춤을 추거나 촬영팀의 장비를 구경하기도 했다.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또한 메타버스를 통해 특별한 이벤트를 선보였다. 기상청의 외관, 그리고 내부 상황실이 구현됐고 제목 학원 백일장, 기상청 사람들 고사 등의 즐길 거리가 마련됐다.

직접 체험한 '서울체크인' 맵 어떨까

'서울체크인'은 메타버스에서 어떻게 구현됐을까. 공항 앞에서는 이효리와 김태호 PD의 NPC가 인사를 건넨다. 이효리는 "환영해요"라고, 김 PD는 "반가워요"라고 말한다. 서울 맵의 전체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젭에서는 브런치 카페, 요가센터, 산책로, 포토 스팟, 칵테일바를 구경 가능했다. 이후에도 몇몇 공간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브런치 카페, 요가센터, 칵테일바에는 간단한 퀴즈 문제가 준비돼 있다. 브런치 카페의 식탁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놓여 있고, 요가센터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칵테일바는 감성적인 분위기로 시선을 모은다.

포스터나 예고편도 맵에서 간편하게 확인 가능하다. 표지판 앞에서 티빙으로 바로 이동할 수도 있다. 다만 즐길 거리가 다양하지는 않다. 퀴즈, 접속 인증 이벤트가 마련돼 있으나 짧은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는 것들이다. 일부 메타버스 속 공간에서는 낯선 이와의 대화가 꾸준히 이어지기도 하지만 젭의 '서울체크인' 맵은 한적한 편이다.

그럼에도 예능 속 공간들을 온라인상에서 직접 방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아왔다. 포토 스팟 앞에는 '서울체크인'에서 비가 이효리에게 선물했던 커피차를 떠올리게 만드는 푸드트럭이 놓여 있다. 칵테일바는 이효리와 비 박나래가 만났던 장소와 닮아 있다.

티빙은 '서울체크인'에 대해 "콘텐츠와 현실을 넘나드는 다양하고 신선한 시도로 이용자들의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고 평한 바 있다. '서울체크인'이 온라인상에서 완벽하게 구현되진 않았지만 시청자들에게 하나의 즐길 거리가 된 것은 분명하다. 예능, 드라마와 메타버스의 이어질 만남도 지켜봄직하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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