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각장 10곳 중 6곳이 사용 가능 연한을 초과한 노후 시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땅에 묻는 것이 금지되는 만큼 노후 소각장 교체가 늦어질 경우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3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인천시·경기도에서 운영 중인 소각장 32곳 중 19곳(59%)이 사용 연한(15~20년)을 초과했다. 사용 연수가 20년을 초과한 시설도 15곳(47%)이나 된다.
이 중 경기 안양시 자원회수시설(시설용량 하루 200톤)은 1991년 1월 문을 열어 사용 연수가 31년에 이른다. 서울 노원구 자원회수시설(800톤)과 경기 용인시 용인환경센터(300톤)도 각각 사용한 지 30년과 29년 됐다. 수도권 최대 규모(900톤)인 서울 강남구 자원회수시설은 27년째 가동 중이다. 서울 양천구 자원회수시설(400톤)과 경기 성남시 환경에너지시설(600톤), 광명시 자원회수시설(300톤)은 모두 사용 연수가 26년에 달한다.
환경부 '폐기물 처리시설 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2005년 이전에 가동을 시작했거나 시설용량이 일 50톤 이하인 소각장의 사용 연한은 15년이다. 나머지 시설은 사용 연한을 20년으로 규정했다. 상당수가 규정 위반인 셈이다.
특히 2026년부터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소각·선별하지 않고 직매립하는 것이 금지된다. 수도권의 노후 소각장을 제때 교체하지 않을 경우 쓰레기를 태워 없애고, 땅에 묻을 수도 없다. 쓰레기 대란 현실화 가능성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애를 태우는 이유다.
실제 강남·청라·양천·광명·과천·양주 등 6개 소각장이 저장조 검사나 노후 시설 정비를 이유로 운영을 중단한 지난 3개월간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이 35.1%가량 급증했다.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일 평균 반입량은 올 1~3월 2,396톤 수준이었으나 4월 들어(1~8일) 3,238톤으로 늘었다. 6개 소각장을 사용하는 21개 자치단체로 한정하면 같은 기간 일 평균 반입량은 857톤에서 1,590톤으로 85.5% 증가했다.
매립지공사 관계자는 "2026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2020년부터 반입총량제(매립지에 반입할 수 있는 1년치 생활폐기물 양을 자치단체별로 정하고 위반 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소각시설 노후화로 반입정지 등 벌칙을 받는 지자체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