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용자 10억 명에, 매출은 15조 원을 달성하겠다."
네이버 사령탑에 '젊은 피'로 수혈된 최수연(41) 신임대표가 향후 5년 내 달성하겠다며 제시한 청사진이다. 구글이나 아마존, 메타 등을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에서다. 이를 위해 네이버 전 계열사와 사내 독립법인(CIC), 파트너사 등 '팀네이버' 간 협업과 시너지로 일본과 북미 등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한편, 메타버스 등 미래 먹거리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최 대표는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제2사옥 '1784' 에서 가진 '네이버 밋업'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선 2022년을 '글로벌 3.0'의 원년으로 삼고 북미와 유럽 등 해외시장에도 네이버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비전이 소개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에 안착한 라인이 글로벌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한 1999~2013년을 '글로벌 1.0'으로, 일본 Z홀딩스와 경영 통합 및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인수 등으로 사업영역 확대에 주력한 2014~2021년을 '글로벌 2.0'으로 각각 규정한 네이버가 올해부턴 이에 기반한 '멀티플' 성장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네이버는 우선 국내에서 구축한 사업 모델을 일본과 북미, 유럽 시장에 최적화된 형태로 접목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Z홀딩스를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북미에선 웹툰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비즈니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유럽에선 파트너십을 통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기술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최 대표는 "현재 네이버의 월간 순이용자는 7억 명에 이른다"며 "5년 내 글로벌 사용자 10억 명을 달성해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바이두, 메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6개의 법인과 8개의 CIC, 내외부의 다양한 파트너로 구성된 '팀네이버'의 든든한 구심점이 돼 각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과감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무 성과에 대한 구체적 목표치도 내놨다. 5년 내 매출 15조 원을 달성, 네이버를 시가총액 150조 원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날 행사에 동참한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관리자(CFO)는 "2013년 매출 1조8,578억 원에 이어 2021년엔 매출 6조8,176억 원을 달성하면서 네이버는 5년 주기로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켜 나갔다"며 "매출 15조 원은 단순히 희망이 아니라 네이버가 달성해야 하는 임무이자 미션이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표' 메타버스의 밑그림도 나왔다. 최 대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서비스의 트렌드는 바뀌어 왔지만, 결국 메타버스의 본질은 '커뮤니티'"라며 "네이버는 카페부터 밴드, 위버스, 제페토까지 경쟁력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던 만큼 글로벌을 선도하는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사업자로 제2, 제3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스포츠를 시작으로 향후 웹툰, 엔터테인먼트 등에서도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조직구조 또한 개편됐다. 우선 대표 직속으로 배치된 메타버스 태스크포스(TF)가 눈에 띈다. 최 대표는 "글로벌로 도약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사와 법무 등 경영지원 시스템 또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직속으로 챙기겠다"며 "올해 안에 1, 2개의 새 CIC를 선보이는 등 신사업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완공돼 이날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된 네이버의 제2사옥 '1784'도 이목을 끌었다. 건물 주소이자, 산업혁명이 시작된 해인 1784는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 건물이자 '테크 컨버전스 빌딩'이다.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웍스 등 그동안 연구해온 최신 기술들이 포함됐다. 내부엔 100여 대의 로봇이 택배와 음식을 배달하는 딜리버리 시스템, 헬스케어 기술이 집약된 사내 병원 등이 마련됐다. 사실상 건물 전체가 네이버 신기술의 '테스트베드(시험장)'인 셈이다. 최 대표는 "1784는 다양한 기술을 실험하고 융합하는 팀네이버의 시너지를 높이는 거대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