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소속 초임 검사가 청사에서 투신해 숨졌다. 해당 검찰청에선 2016년에도 김홍영 검사가 상사의 상습적 폭행과 폭언으로 임용 2년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있었다. 검찰은 숨진 검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는지 등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12일 경찰,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3분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청사 10층에서 검사 이모(30)씨가 투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건물 동측 주차장에 떨어진 이씨는 청사 방호팀의 신고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양천경찰서 관계자는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를 포함해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검사로 임용된 이씨는 올해 2월 서울남부지검으로 부임해 형사1부에서 근무해왔다. 이 부서는 사기, 명예훼손, 부동산 범죄 등을 담당한다. 이 검찰청 형사부에선 2016년 당시 임용 2년 차 검사였던 김홍영(당시 33세)씨가 직장 내 폭언 및 폭행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대현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1심에서 폭행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검은 "초임검사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참담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으며 고인과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사건 경위를 밝히기 위한 진상조사에도 착수했다. 조사는 숨진 이씨의 소속 부서 구성원을 상대로 이씨가 가혹행위를 당한 적이 있는지,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한 적이 있는지 등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진상조사 과정에서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될 경우 김홍영 검사 사건 때처럼 대검찰청 감찰부가 직접 감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서울대 경제학부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고 2018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육군법무관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8월 검사에 임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