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와 이론을 겸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10일 지명된 이창양(60) 카이스트 교수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평가다.
경북 고성 출신인 이 장관 후보자는 마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29회 행정고시를 수석으로 합격해 상공부 사무관으로 입직했다. 이후 15년간 근무하며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산업자원부 시절 산업정책과장을 거친 뒤 공직을 떠나 2000년 카이스트 교수로 옮겨 갔다.
공직에 있을 때 학계에서도 이 후보자를 인정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아 산업부 내에선 ‘에이스’로 불렸다고 한다. 또, 서기관 시절인 1997~98년 재정경제원 중심으로 꾸려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비상경제대책위원회에 산업부에선 유일하게 참여, 이헌재 당시 경제부총리의 눈도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로 진출해선 기술혁신경제학 분야에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장 구조와 기업 전략에 대해 해박한 이론으로 명성을 쌓았다.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 등을 거쳐 업계의 애로사항도 파악하고 있어, 실제 기업에게 필요한 규제 완화 등의 실용적 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디지털 전환과 탄소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강대국 패권 경쟁이 진행되는 등 우리 산업은 대전환기를 맞았다”면서 “이를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 재도약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기업과 소통해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 활력을 높이고, 기술혁신에 지원해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로 덧붙였다.
다만, 이 후보자가 과장일 때 공직에서 물러나 조직 장악이나 관리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실력과 능력 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지만, 관리자로서의 실무 경험은 적어 앞으로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에선 이 후보자가 지난달 경제2분과 간사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합류하고도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로 재선임된 점을 두고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될 수 있다. 인수위 측은 "이 후보자가 사외이사 재선임 통보를 받은 즉시 사퇴 의사를 표명해 이해충돌 소지는 물론이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2009년 3월~2014년 3월 ㈜티씨케이, 2012년 2월~2018년 3월 SK하이닉스, 2019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LG디스플레이에서 사외이사를 지내면서 해당기업으로부터 약 8억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