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다 그들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강태무(안효섭)에게 신하리(김세정)가 한 말이다.
가수 겸 배우 김세정은 신하리의 말에 위로를 얻었다고 했다.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상처를 안겼던 이는 없을지, 만약 있다면 잘 위로해 줬을지 그동안 늘 고민해왔다는 그는 신하리가 '상대방이 널 사랑했다면 이해해 줬을 거야'라고 말하는 듯했다고 밝혔다.
대중의 많은 사랑을, 그리고 따스한 위로를 전해준 SBS 드라마 '사내맞선'은 김세정에게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7일 김세정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사내맞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작품은 사장 강태무(안효섭)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 신하리(김세정)의 이야기를 담는다.
김세정은 '사내맞선'이 큰 사랑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로코의 장점은 사소한 무언가를 멋지게 표현해 준다는 거다. 우리 드라마는 클리셰를 더해 세상에 일어날 법한 일을 특별하게 만들어냈다. 세상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을 듯한 캐릭터들이 그 누구도 겪지 못할 일들을 겪었다는 부분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역시 대본을 봤을 때부터 '사내맞선'의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이 작품은 뭐지'라는 느낌으로 봤다. 순식간에 4부까지 읽었다"는 게 김세정의 설명이다. 만화 같은 연출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세정은 "원작과 드라마 사이의 괴리감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에 대한 걱정, 기대가 섞여 있었다. 이러한 부분들을 잘 승화시켜준 게 만화 같은 연출이 된 장면들이었다. 그 덕에 만화 같은 순간들과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하리를 연기하다 김세정이 튀어나온 순간이 있었단다. 김세정은 "하리가 애교를 부리는 많은 장면들이 내 애드리브로 탄생했다. 배우들과 감독님의 배려 속에서 나온 애드리브였기 때문에 그 장면이 사랑스러워 보였다"고 했다. 신하리가 "안아줘요"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며 귀엽다고 느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김세정에게 신하리 캐릭터는 하나의 도전이었다. 그는 팬들에게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길 원했다. "그동안 주로 사람 김세정의 모습을 보여드렸죠. 털털한 부분이 많아서 제게도 소녀 같은 모습이 있을지 궁금해하셨던 분들이 있었어요. 다행히 목표를 잘 이룬 듯합니다."
김세정과 안효섭 김민규 설인아의 케미스트리는 '사내맞선'에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김세정은 "또래가 함께하는 촬영 현장은 정말 귀하다. 연예계 생활 자체가 폭이 좁기도 하다.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으면서 마음이 맞는 친구를 찾는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인데 내게 일어나서 행복했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또한 네 명이 함께하는 촬영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고 전했다.
안효섭과의 베드신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깊은 고민과 노력으로 탄생한 장면이었다. "몰입할 수 있게끔 스태프분들이 도움을 주셨어요. 감독님께서는 과도하게 찍거나 많이 들어가서 찍지 않으셨죠. 감정의 흐름에 맞게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지금 당장 타오르는 열정과 욕망이 아니라 왜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에 주목했어요. 그 과정이 예뻐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사내맞선'으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김세정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그룹 아이오아이로 데뷔한 그는 가수라는 자신의 뿌리도 잊지 않았다. 김세정은 "쉬지 않고 음악을 하는 편이라 써둔 곡도 있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세정의 목소리에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묻어났다. 환한 웃음과 긍정적인 에너지의 소유자인 그는 자신감의 원동력 중 하나로 노력을 꼽았다. "제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할 자신이 있어요. 그게 제 원동력이 되는 듯해요. 넘어졌을 때 스스로를 혼낼 만큼 덜 열심히 하진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