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1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가운데 최고치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고수익성의 프리미엄 TV와 생활가전에 주력한 전략이 주효하면서 얻어낸 성과다.
LG전자는 7일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21조1,091억 원, 영업이익 1조8,80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8.5%와 6.4% 씩 증가한 수준이다.
1분기 실적 개선은 ‘오브제 컬렉션’으로 대표된 프리미엄 생활가전과 고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생활가전은 지난해 미국 월풀 매출을 넘어서면서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바 있다. 또 연간 20% 수준에서 유지 중인 스타일러·무선청소기·공기청정기 등을 비롯한 신가전의 성장세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효자는 역시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인한 올레드 TV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올레드TV 출하량은 404만8,000대로 전년(204만7000대)의 2배가량 성장했다. 올해 출하량은 50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도 악화,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기대 이하치로 점쳐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가전의 핵심 자재인 철강, 레진(수지), 구리 가격에 유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무거운 가전 중심의 LG전자 사업 구조를 고려하면 외부 환경에서 파생된 부작용에 더 큰 내상이 돌아갈 것이란 예상에서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설명자료를 함께 공시하면서 "각 사업본부가 실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 규모는 시장의 기대치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비경상 비용과 일시적인 특허수익이 포함되면서 시장 기대치와 많은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세부 확정 실적 발표는 이달 말이다.
업계에선 불확실한 대외 변수 속에서도 LG전자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선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전장(VS)사업이 하반기 중 흑자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든 완성차업체의 생산이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어서다. LG전자 VS 부문은 지난해 연간 9,3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2분기에 중단될 태양광사업도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LG전자 태양광 패널사업은 지난해 2,00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증권가의 전망 또한 긍정적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생산 차질 등 미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과 TV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라며 “가전은 판가 인상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