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마지막 지식인 외

입력
2022.04.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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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실용

△마지막 지식인

러셀 저코비 지음. 유나영 옮김. 역사학자이자 학술·문화 비평가인 러셀 저코비가 미국 사회 '공공 지식인’의 퇴조를 비판한 책이다. 1987년에 쓴 책으로, 그가 말하는 공공 지식인은 교양 있는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발언하면서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닌 사회 공론장에 영향을 끼치는 지식인이다. 그는 젊은 지식인이 프리랜서 저술가와 같은 불안정한 생활을 청산하고 안정적 제도권 직업인 대학 교수로 흡수됐다고 봤다. 이로 인해 공공 문화는 낡고 빈약해졌다는 분석이다. 35년 전 주장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국면과 함께 지식 전문가 집단의 대중적 신뢰가 무너진 지금의 한국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교유서가·384쪽·2만4,000원

△거시기 머시기

이어령 지음.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언어’를 소재로 한 강연 모음집이다. 제목의 '거시기 머시기'는 비언어적 소통과 언어적 소통의 경계선에 존재하는 표현이다. 총 8편의 강연 내용을 수록해 인간이 가진 활자에 대한 열망, 인간이 앎에 관해 갖는 본능과 책의 영원함, 세계를 잇는 번역 등 언어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이 전 장관이 80년 독서와 글쓰기 인생에서 말과 글, 책에 관해 품었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김영사·304쪽·1만6,000원

△백남준과 미디어아트, 그 시작

수잔네 레너르트 외 지음. 전선자 옮김. 미디어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청년기 (1958-1963)를 텍스트, 연표, 기록물을 통해 정리했다. 2005년 독일 쾰른 아트페어에서 이뤄진 전시 '라인 지역에서 백남준의 초기 시절'이 토대가 된 책이다. 백남준의 초기 작업이 대중에 처음 공개된 전시이자 당시 책으로도 출간된 내용이 이번에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당시 새로운 경향의 문화예술이 움텄던 라인 지역에서 청년기를 보내며 동양적 시선과 서양의 전통문화 사이에서 조화를 탐색한 청년 백남준의 예술 행보를 엿볼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216쪽·2만 원

△위험한 숫자들

사너 블라우 지음. 노태복 옮김. 우리가 일상에서 숫자를 해석하고 다루는 과정에서 저지르는 본능적 실수를 파헤친다. 국내총생산(GDP), 신용점수, 코로나19 확진자 수 등 인간은 목적과 편의를 위해 숫자를 사용한다. 하지만 설문조사지를 만드는 것도 참여자와 자료 분석자도 모두 사람이기에, 이 숫자들에는 인간의 가치와 감정이 담긴다. 이로 인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인간의 의도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에 의해 숫자 편향이 일어난다. 저자는 숫자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실수를 경계하고 의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퀘스트·264쪽·1만7,000원

△공감병

나가이 요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공감'이라는 훈훈한 표현의 냉혹한 이면을 밝히자는 독특한 주장의 책이다. 책에 따르면 자신과 공통점을 갖고 있거나 비슷한 경험을 한 대상, 또는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대상에 좀 더 쉽게 공감하는 경향이 있다. 또 자신이 공감하는 만큼 그 대상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따라서 저자는 진실이 아닌 대상자의 속성이나 감정에 좌우되는 '공감의 함정'을 경계한다. 공감이 강조되는 시대지만 내집단에 대한 공감 과잉이 외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지 않도록 공감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인드빌딩·228쪽·1만6,000원

△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윤이나 지음. 한국일보 연재물 ‘김봉석 윤이나의 정기구독’에 소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중 선별해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개인의 이야기를 함께 녹여낸 에세이다. 총 24편의 영상물을 다루고 있다. 1부에서는 사람에 관한 드라마, 2부에서는 사랑을 담고 있는 영화, 3부에서는 삶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담았다. 한 명의 여성이자 프리랜서 작가로서 영상 속 인물의 삶을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한다. 한겨레출판·320쪽·1만4,000원

△난세의 리더 조조

친타오 지음. 양성희 옮김.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해온 조조에 관한 평가를 역사와 함께 탐구한다. 중국 삼국시대의 막을 내리고 천하를 통일한 조조는 수많은 소설과 드라마에 활용돼 익숙한 인물이다. 반면 잔인하고 음흉하고 교활하다는 상반된 역사적 평가가 내려지기도 하는 복잡한 인물이다. 저자는 조조에 대해 어떤 잣대로 평가해도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리더라는 판단 아래 조조의 다양한 얼굴을 분석한다. 중국중앙TV(CCTV)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봄·372쪽·2만 원

△더 나은 나를 위한 하루 감각 사용법

러셀 존스 지음. 김동규 옮김. 우리의 감각을 이용해 작은 행복을 발견하고 더 알차게 지내는 법을 조언한다. 이 책은 아침에 알람을 듣고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의 과정으로 내용을 구성한다. 저자는 하루 생활 습관에 관해 ‘여러 감각이 한번에 기능하는 조건을 만들어준다면 일종의 초능력의 문을 열게 된다'고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검정 옷을 입고 활력과 진정 효과를 주는 오렌지 향 향수 뿌리기’와 같이 독자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세종서적·360쪽·1만8,000원

△만남이라는 모험

샤를 페팽 지음. 한수민 옮김. 만남의 의미에 관한 철학적 고찰을 담았다. 만남이란 우연한 순간에서 시작해 우리에게 충격과 흔들림을 준다. 가령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나만의 변화가 아닌 상대의 변화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타자성을 인식해야 자기 모습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진정한 만남이 일어났을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8가지 변화를 설명한다. 또한 단순한 우연을 만남으로 이끌고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의 틀에서 벗어나 특정한 것을 기대하지 말고, 가면을 벗을 것’을 조언한다. 대원씨아이·328쪽·1만6,800원

△필로소피 유니버스

수키 핀 지음. 전혜란 옮김. 29명의 여성 철학자가 29개의 주제를 통해 여성으로서, 철학자로서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 문답 형식으로 내용을 진행해 철학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여성 철학자라는 책의 취지에 국한하지 않고 언어, 주체, 편견, 지식, 종교 등 다양한 철학적 주제를 다룬다. 철학자 나이절 워버턴과 데이비드 에드먼즈가 ‘철학 한입’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진행한 인터뷰를 엮은 모음집이다. 알에이치코리아·376쪽·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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