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패스해 높은 곳에 오르겠다"… 가스공사 창단 첫 PO 이끈 김낙현

입력
2022.04.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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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만해도 줄곧 8위 머물다
지난달 창단 최다 6연승 등 8승3패
“지쳤지만 정신력으로 승부했다”
AS 지난시즌보다 0.9개 늘어
허훈·김선형 등  넘어서 도약
“패스 길이 보이고 기쁨도 크다”
“봄농구 팀들 실력 종이 한장 차
팀원 살아나도록 좋은 패스할 것”

“임기응변에 능하고, 끝까지 오래 뛰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김낙현(27)은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창단 첫 시즌 플레이오프(PO) 진출로 일궈낸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리그 마지막 6라운드인 지난달 시즌 최고의 성적을 내며 팀을 6강으로 이끌었다.

김낙현은 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6강 진입을 위한 중요한 순간이었다. 팀원 모두가 PO에 진출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고 2017년 프로 데뷔 후 4시즌 연속(조기 마감한 2019~20시즌 제외) PO 진출을 이뤄낸 소감을 전했다.

한국가스공사는 4라운드가 한창인 올해 1월에만 해도 줄곧 8위에 그쳤지만, 지난달 창단 최다 연승(6연승)을 거두는 등 8승 3패로 반전하며 3일 PO 합류가 결정됐다.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해 시즌 전 창단한 한국가스공사 입장에선 PO 진출이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그런 팀 승리의 중심에는 김낙현이 있었다. 김낙현은 지난달 평균 14.6득점, 7.4 어시스트, 2.4 리바운드, 필드골 47.8% 등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을 모두 넘어선 성적이다. 김낙현은 “마지막 라운드에 이르면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보이고, 상대에게 팀 전력이 노출돼 있어 역전을 노리긴 어렵다”면서 “인천, 대구 팬들의 염원을 알고 있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정신력으로 승부했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좀더 노련했다면 어렵게 PO에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다 임기응변에 능한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코트에서 끝까지 오래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낙현은 개인적으로 한 단계 도약한 시즌이다. 장기인 과감한 돌파, 풀업 점퍼 등을 활용한 정확도 높은 득점력뿐만 아니라 팀 전체를 아우르는 어시스트 부문에서 지난 시즌보다 0.9개 상승한 5.7개(전체 2위)를 기록했다. 데뷔 초 패스 능력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극복하며, 라이벌인 수원 KT 허훈(5.2개)을 비롯해 서울 SK 김선형(5.4개), 창원 LG 이재도(4.5개), 한국가스공사 두경민(4.5개) 등 리그 최고 포인트가드를 넘어선 것이다. 김낙현은 “니콜슨, 이대헌 등 팀원들이 잘 넣어준 덕을 봤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패스의 재미를 알아가는 듯하다. 패스 길이 보이고, 패스가 득점으로 이어졌을 때 기쁨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김낙현은 6강 PO 벽을 넘어 2018~19시즌 획득하지 못한 챔피언 결정전 트로피를 차지하는 게 올 시즌 남은 목표다. 김낙현은 “봄 농구에 올라온 팀간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본다. 그날의 컨디션, 전략 등이 큰 변수가 된다. 팀원들이 살아나도록 좋은 패스를 해 높은 곳에 오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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