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 2연전에서 지난 겨울 방출 시련을 겪은 선수들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노경은(37·SSG)은 3일 창원 NC전에서 6이닝 동안 76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1피안타 2볼넷)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노경은은 롯데 소속이었던 지난해 14경기(56.1이닝)에서 3승 5패에 평균자책점 7.35로 무너지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란 모두의 예상을 깨고 SSG 입단 테스트까지 거쳐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이미 시범 경기 4경기(14.2이닝)에서 평균자책점 3.68에 탈삼진을 무려 19개(1위)난 솎아내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고, 정규 시즌에서도 팀의 개막 2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빠른공 평균구속이 143.3㎞로 지난해 경기당 평균구속(137~141㎞)보다 3㎞ 이상 빨라졌다. 노경은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노장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5~17년 세 시즌 동안 86세이브를 올리며 ‘NC 마무리’로 활약했던 임창민(37)도 팀에서 방출된 뒤 두산의 ‘믿을맨’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개막 2연전에 모두 등판해 △1.2이닝 무실점 △1이닝 무실점 등 피안타와 사사구 없이 2.2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으며 2홀드를 올렸다.
KT에서 방출돼 롯데에서 다시 야구공을 잡은 박승욱(30)도 이학주의 부상 공백으로 주전 유격수 겸 1번 타자로 출전, 개막전에서 결승 2루타 등 2타점과 안정적인 수비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시범 경기에서도 10경기에서 타율 0.303에 3루타와 2루타도 곁들이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한 상태다. 박승욱은 “지난해 방출됐을 땐 ‘다시 야구만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개막전 선발로 나서 감회가 남달랐다”면서 “매 순간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지난해 방역수칙위반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NC의 핵심 야수 박민우(29), 권희동(32), 이명기(35)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를 마치고 5일 2군에 합류했다. 세 선수는 이날 전북 익산에서 열리는 KT 2군과의 퓨처스리그 개막전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 NC 관계자는 “세 선수에 대한 KBO의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는 지난 3일에 끝났다”며 “다만 세 선수는 구단 자체 징계를 받아 당분간 1군에 합류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세 선수와 함께 방역수칙을 위반한 베테랑 박석민(37)은 컨디션 문제로 2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는 지난해 7월 서울 원정 숙소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해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NC 구단은 KBO 징계와는 별개로 박석민에게 50경기, 나머지 3명에겐 25경기씩 추가 징계를 내렸다. 이 경우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는 이르면 다음 달 초 1군에 합류할 수 있다. 박석민은 6월 복귀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