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호수의 여인'은 제니퍼 컵초... 김효주는 공동 8위

입력
2022.04.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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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호수의 여인’ 영광을 차지한 이는 무관의 투어 4년 차 제니퍼 컵초(미국)였다.

컵초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7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컵초는 2위 제시카 코다(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자신의 통산 60번째 투어 대회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는 LPGA 투어에서 데뷔 첫 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따낸 20번째 선수가 됐다.

1983년 메이저로 승격한 이 대회는 내년부터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을 떠나 휴스턴으로 장소를 옮긴다. 지난해까지 ANA 인스피레이션으로 열린 대회 명칭도 올해부터 셰브론 챔피언십으로 바뀌었다.

이 대회는 18번홀 그린 옆의 ‘포피스 폰드’라고 불리는 물 웅덩이에 우승자가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에이미 앨콧(미국)이 1988년 우승하고 처음 뛰어들었고, 1994년 도나 앤드루스(미국)부터 매년 우승자가 입수하는 전통이 이어졌다. 올해가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마지막 대회였던 만큼 우승자인 컵초는 마지막 ‘호수의 여인’이 됐다.

컵초는 미국인들의 기대 속에 2019년 LPGA투어에 데뷔했다. 아마추어 시절 총 34주간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2018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개인전 우승에 이어 2019년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골프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3년간 무관에 그치면서 상금 랭킹 39위, 29위, 35위로 세 시즌을 보냈다. 올해도 혼다 타일랜드에서 거둔 공동 6위가 유일한 '톱10'에다 직전 대회에서는 컷 탈락했다.

미션 힐스를 찾은 그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약점으로 꼽혔던 퍼트를 보완하며 깜짝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컵초는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남편, 캐디와 함께 포피스 폰드로 풍덩 뛰어들었다.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선보인 입수 세리머니다. 컵초는 “아직도 긴장이 된다. 그동안 몇 번이나 우승에 가까웠지만 우승까지 정말 힘든 적도 많았다. 드디어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에 이어 6개 대회 연속 메이저 무관에 그쳤다. 김효주가 막판 뒷심을 발휘해 공동 8위(8언더파 280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김세영(29)과 최혜진(23)이 공동 17위(5언더파 283타)를 기록했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7)은 공동 53위(이븐파 288타)에 머물러 지난해 7월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위 밖으로 밀려났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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