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이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원조인 '싸이월드'가 2년 6개월 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하지만 지난 비공개 시범서비스(CBT)와 마찬가지로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사진첩과 미니룸 등 대부분의 기능이 사용 불가능한 상태라 설익은 서비스를 급하게 내놓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싸이월드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는 지난 2일 정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싸이월드 앱을 정식 출시했다. 싸이월드 서비스가 재개된 것은 2019년 10월 웹 서비스를 중단한 지 2년 6개월 만이다. 싸이월드제트는 "싸이월드가 추구했던 가치, 사이좋은 사람들의 사이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왔다"며 "오래 기다린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출시 전부터 쏟아진 관심을 반영하듯 싸이월드 앱은 하루 만인 3일 오후 애플 앱스토어에서 실시간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전체 앱 중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다. 애초 싸이월드제트는 지난해 2월 싸이월드를 인수한 뒤 같은 해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데이터 복원과 보안 문제, 앱 심사 지연 등을 이유로 10차례 가까이 정식 서비스 론칭을 연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싸이월드의 레트로 감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도트(2D) 그래픽 등 겉모습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출시 당일 접속자가 몰리면서 정상적인 다운로드 및 설치가 불가능했던 데다 약속했던 싸이월드 내 기능들은 여전히 이용이 어려운 '껍데기' 상태이기 때문이다. 휴대폰 번호를 바꾼 경우에는 실명인증 및 비밀번호 찾기 과정에서 계속 오류가 발생해 피로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
이날 직접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싸이월드 앱을 사용해본 결과, 사진첩과 다이어리, 미니룸 꾸미기 등 대부분의 기능이 여전히 이용 불가능한 상태였다. 프로필 사진을 바꾸려 해도 사진 업로드 중 앱이 먹통이 되는 등 오류가 수시로 발생했다. 사진첩은 '순차적으로 복원 사진을 업로드하고 있다', 다이어리 또한 '업로드를 진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는 메시지만 떴다.
다만 싸이월드 내에서 화폐 역할을 했던 '도토리' 구매 및 선물 서비스는 활성화돼있었다. 도토리는 최소 10개에 1,100원으로, 1개에 110원꼴이다. 한 곡당 6개에 배경음악(BGM)도 구매가 가능했다. 방명록과 파도타기 기능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휴면계정이 많아 방문할 수 있는 '일촌' 친구는 한정적이었다.
싸이월드 서비스의 완전한 정상화에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전망이다. 싸이월드제트는 "휴면계정에서 복원된 사진첩을 올리는 과정에 트래픽이 몰리면서 대기상태가 된 상황"이라며 "3, 4일씩 복원이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