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7시 대구 남구 대명동 계명대 대명캠퍼스 본관 101호실. 대부분 50대가 넘는 대구 시민 30명이 이슬람 인류문명학자인 이희수 계명대 특임교수 겸 한양대 명예교수의 강좌에 귀를 세우고 있었다. '키루스, 인류 최초의 제국을 세우다'가 주제인 이날 강좌는 인류 최초의 대제국인 페르시아를 세운 키루스 대왕의 관용과 다문화 철학 소개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이 교수는 "28개 나라를 복속시키고 당시 지구촌 인구의 44%인 5,000만 명의 인구를 거느린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노예제를 금지하면서 고대 인권선언의 기초를 세웠다"고 평했다.
'계명대 실크로드중앙아시아 연구원'이 개설한 '실크로드 문명아카데미' 강좌에 시민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구원은 이날부터 5월31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9시 '실크로드에서 만난 영웅들'을 테마로 인물 중심의 실크로드 강좌를 마련했다.
강좌는 △알렉산드로스, 스무살의 세계정복(윤진 충북대 교수) △아쇼카, 불교를 세계종교로(임영애 동국대 교수) △장건, 실크로드를 열다(김장구 동국대 교수) △아틸라, 유럽을 삼키다(김중순 실크로드중앙아시아 연구원장) △현장, 대당서역기를 남기다(임영애 동국대 교수) △무함마드, 이슬람을 창시하다(파라 셰이크 계명대 교수) △엔닌, 입당구법순례행기를 남기다(아라키 준 경북대 교수) △살라딘, 명장이 보여준 관용의 미덕(이희수 계명대 교수) △칭기즈 칸, 세계체제의 구축(김장구 동국대 교수)이 예정돼 있다.
계명대 실크로드 중앙아시아 연구원은 2014년 개원해 실크로드 중앙아시아 지역 연구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신라문화를 학술적으로 재조명하고 실크로드 거점 국가와 문화 경제교류를 통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김중순 실크로드중앙아시아 연구원장은 "과거에는 서구중심의 인류문명 해석이 판을 치다가 1970년대 우리 시각으로 보자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제 21세기에는 중간 세계의 시각으로 문명을 읽어보면 세상이 새롭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