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어두운 역사 '성매매집결지' 시민공간으로 변신

입력
2022.03.29 13:00
과거 업소 건물에 '기억공간 잇-다' 개관

경기 남부권의 대표적 홍등가였다가 지난해 자진 폐쇄한 수원역 인근의 옛 성매매집결지가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29일 경기 수원시는 수원역 성매매집결지를 가로지르는 소방도로(폭 6m, 길이 163m) 인근의 옛 성매매 업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기억공간 잇-다’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정원 2곳(총 433㎡)도 들어섰다.

‘기억공간 잇-다’는 어두운 과거와 밝은 미래를 잇겠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54.38㎡ 규모의 단층 건물인 ‘기억공간 잇-다’는 전시 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수원시는 전시공간 활용을 위해 지난달 ‘기억공간 잇-다 자문위원단’을 구성했다. 위원단에는 이미경 수원시의회 복지안전위원장, 김웅진 매산동주민자치위원장, 정선영 ‘성매매 피해자 현장상담소 돋움’ 소장, 수원시 도시디자인단 직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자문위원단을 통해 성매매집결지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 스토리 등 전시공간 콘텐츠를 개발해 5월 개관한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기억공간 잇-다는 과거를 기억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공간이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수원역성매매집결지는 2004년 성매매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2020년 말까지 113개 업소가 영업을 하던 곳이었다. 그러다가 수원시와 경기남부경찰청이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해제 및 불법 주정차 단속을 위한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지속적인 합동 단속을 벌이자 업주들이 지난해 5월 31일 자진 폐쇄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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