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성사? 케이타 신기록?… 남자부 최종전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

입력
2022.03.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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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2위 KB손해보험과 4위 한국전력이 격돌하는 2021~22 V리그 최종전이 배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전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 및 봄배구 전체 판도, 케이타의 대기록 작성까지 복잡한 셈법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두 팀은 30일 오후 7시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6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남자부를 통틀어 이번 시즌 최종전이다.

이 경기에는 한국전력의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달려있다. 한전은 승점 53으로, 3위 우리카드(승점 59)와 승점차가 6이다. 무조건 세트스코어 3-1 이상으로 승리해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남자부의 경우 3ㆍ4위간 승점 차가 3 이하일 때만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한전은 지난 시즌에도 최종전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결정됐다. 당시 한전은 우리카드와 최종전에서 지더라도 승점 1(세트스코어 2-3)만 획득하면 자력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0-3으로 완패하면서 그대로 시즌을 마쳤다. 대신 OK금융그룹이 4위에 오르며 준플레이오프에 출전했다.

한전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2016~17시즌이 마지막이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에 2연패하며 탈락했다. 만약 한전이 이번 최종전에서 승리한다면 5년 만에 봄배구를 치르게 된다.

올 시즌 강력한 MVP 후보 노우모리 케이타(KB손보)의 대기록 작성 여부도 주목된다. 29일 현재 케이타는 35경기(140세트)에서 1,261득점을 올리며 이 부문 1위는 물론, V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기록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은 OK금융그룹 레오가 삼성화재 소속이던 2014~15시즌에 세운 1,282득점이다. 케이타가 최종전에서 22점 이상 추가하면 영원할 것 같았던 레오의 기록을 새로 쓴다. 아울러 시즌 MVP에도 더 가까이 다가갈 전망이다. 케이타는 지난 시즌에도 1,147득점(33경기 134세트)으로 리그 1위였다. 케이타가 출전만 하면 대기록 작성 가능성은 높다. 케이타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36점, 세트당 9점을 뽑아냈다.

다만 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KB손보는 역전 1위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라, 최종전에 케이타를 투입할지는 미지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주공격수 케이타의 체력 및 부상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굳이 무리해서 케이타를 투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KB손보 입장에선 우리카드와 단판으로 PO를 치르는 것보다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되는 것이 체력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다.

KB손보가 올시즌 유독 한국전력에 약한 것도 변수다. KB손보는 올시즌 19승 16패를 거두는 등 1위 대한항공과도 시즌 상대전적 3승 3패로 팽팽했다. 하지만 한국전력과는 1승 4패로 완전히 밀렸다. 실제로 후인정 KB손보 감독은 지난 27일 수원체육관을 찾아 우리카드-한국전력전을 직접 관전하며 고민을 거듭했다.


한편, 준PO가 성사되면 4월 1일에 단판승부로 열리고, 성사되지 않으면 PO가 4월 3일에 단판으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번 포스트시즌은 크게 축소됐다. PO 승자와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은 3판 2선승제로 열린다. 1차전은 5일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의 홈구장인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리며 이후 7일, 9일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도 생략된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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