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연달아 나온다... 美고강도 긴축 예고에 한·미 국채금리 폭등

입력
2022.03.28 18:30
뉴욕 연은 총재 "0.5%p 인상 가능"
IB "내년 미국 금리 3% 시대 온다" 
미 단기물 금리 급등...국채 10년물 3% 돌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 금리가 내년 중 3%대에 진입할 거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금리가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로 인상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 국채금리 급등세가 이어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연준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씨티 "4회 연속 0.5%p 인상 열어 둬야"

2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연준 3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며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파월 의장도 미국 경제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선 연준이 여러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바 있다. 현지 언론들은 "연준 인사들이 연일 매파(통화 긴축 선호)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당초 전망을 수정하며 미국의 금리 전망을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IB들 중 가장 과감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씨티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연준이 오는 5월부터 4회 연속 금리를 0.5%포인트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는 "내년에도 연준의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금리가 3.5~3.75%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이 올 6월과 7월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모건스탠리도 "연준이 올 5월과 6월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에도 추가로 금리가 3회 인상되면서 미국 금리가 3.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 5월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약 70%에 달한다.

국채 10년물 금리 3% 뚫어... 원·달러 환율도 급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우선 장단기 금리차를 가리키는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격차는 0.2%포인트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0.8%포인트 내외 격차를 보였지만, 최근 연준의 긴축 예고에 단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역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날 미국 2년물 금리는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3%대를 넘어섰다.

통상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경기 둔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을 매수하면서 장기국채 금리는 떨어지지만, 단기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에 연동해 오르기 때문이다. 다만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고 해서 역사상 경기 침체가 꼭 발생했던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 역시 미 국채금리 급등 영향을 받아 폭등하고 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747%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4년 6월 12일(연 2.78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도 2014년 9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3%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매파 본색'이 강도를 더해가는 만큼, 당분간 채권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파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다소 완화된 지정학적 리스크로 단기물 중심의 채권금리가 급등세를 보였다"며 "기대 인플레이션 우상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긴축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매파적 발언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8.5원 급등한 1,227.3원에 마감하며 1,230원대 돌파를 재차 시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양대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3,600억 원가량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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