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 안나린(26)이 데뷔 최고 성적인 3위에 올랐다. 경기 막판까지 공동선두로 경쟁을 이어갔지만 17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것이 아쉬웠다.
안나린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JTBC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하나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안나린은 우승자 아타야 티티쿨(태국·16언더파 272타)에게 1타 뒤진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안나린은 이번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020년 2승을 거둔 그는 지난해 12월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에 도전해 1위를 차지, 미국 무대에 뛰어들었다. 데뷔전인 1월 게인브리지 LPGA에서 공동 34위, 지난달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선 공동 37위에 오른 안나린은 이번 대회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며 '톱3'에 진입해 신인왕 후보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날 안나린은 경기 막판 공동 선두에 오르며 우승 경쟁을 펼쳤다. 단독 선두 나나 마센(덴마크)에게 3타 뒤진 2위로 시작한 안나린은 전반 3타를 줄이며 2타 차로 따라붙었다. 10번 홀(파5)에서 마센이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4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리는 사이 안나린은 버디를 추가하며 마센을 1타 차로 압박했다. 16번 홀(파4)에서는 정확한 어프로치 샷에 힘입어 버디를 솎아내며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하지만 17번 홀이 아쉬웠다. 그린 끝에서 보낸 과감한 버디 퍼트가 홀을 지나쳤고 파 퍼트에도 강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보기를 범했고 선두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안나린은 "17번 홀도 이전처럼 내 플레이에 집중했던 것 같은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첫 번째 퍼팅을 강하게 쳤는데 생각보다 많이 지나갔다. 좀 어려운 거리가 남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안나린은 31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한다. 안나린은 "이번 대회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플레이를 했다. 아쉽게 끝났지만 다음 주 메이저 대회도 있으니 더 집중해 보겠다"고 각오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몰아치며 34개 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 기록을 이어갔지만 공동 4위(14언더파 274타)에 머물렀다. 고진영은 "골프를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마지막 세 홀에서 이글도 했고 버디로 마무리했다는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에 어떻게 쳤는지, 어떤 점들을 연습해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셰브론 챔피언십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은 Q시리즈 3위로 LPGA 투어에 데뷔한 티티쿨이 차지했다. LPGA 첫 승이다. 6타 차 공동 11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티티쿨은 8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선두에 올랐고 이후 두 차례 연장전 끝에 마센을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