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컬링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 획득 실패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국제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은메달을 따낸 것은 남녀 4인조와 혼성 2인조 대회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스킵 김은정은 "한국이 세계적인 무대의 결승까지 오르고 이렇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경애(서드) 김초희(세컨드) 김영미(후보·이상 강릉시청)로 구성된 팀 킴은 28일(한국시간) 캐나다 프린스 조지에서 열린 세계컬링연맹(WCF) 2022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스위스에 6-7로 석패했다.
팀 킴은 난적 스위스를 상대로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2엔드에서 스위스에 먼저 3점을 내줬지만 이후 계속해서 스위스를 추격하며 명승부를 펼쳤다. 3-5로 뒤진 7엔드에서 2점을 따내 동점을 만들었고, 8엔드에 1점을 내줬지만 9엔드에 1점을 더해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10엔드에선 후공인 스위스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팀 킴은 상대 실수를 노리는 전략으로 나섰지만 노련한 스위스에 통하지 않았다. 결국 1점을 허용한 팀 킴은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스위스의 벽을 넘지 못하며 정상 직전에 패배를 맛봤지만 팀 킴은 준우승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으로 다시 한번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썼다. 세계선수권 종전 최고 기록은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팀 민지가 기록한 3위였다. 경기를 마친 뒤 김은정은 "초반에 3점 주면서 계속 따라가는 식의 플레이가 됐다. 결국 2점을 따라붙어서 마지막 타이까지 경기를 끌고 간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팀 킴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은메달로 한국 컬링의 이정표를 세웠다. 우여곡절 끝에 출전권을 획득하며 자력으로 참가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단 1승이 부족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팀 킴은 좌절하지 않았다. 올림픽 폐막 후 한 달 만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팀 킴은 이 대회 예선 6차전까지 전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7∼9차전에서 유럽의 강호 덴마크와 스웨덴, 스위스에 3연패를 당했지만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결국 캐나다를 상대로 연장 끝에 역전승을 거뒀고 11, 12차전에서 연달아 승리하며 4강행을 확정했다. 준결승에서 캐나다를 다시 만난 팀 킴은 이번에도 9엔드에서 승부를 뒤집은 뒤 마지막 10엔드에서 2점을 스틸하면서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