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권력 핵심부에서도 반감 커지는 푸틴...쿠데타 가능성도 솔솔

입력
2022.03.2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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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장성, “침공 무의미, 러시아 존재 위협” 
러 국영기금 책임자, 대통령 특사 잇따라 사임 
“러 치안부대도 불만 팽배...반란 가능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러시아 내부 권력 핵심부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에 반감이 일고 있다. 급기야 쿠데타 가능성도 거론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이 좌절되면서 앞서 1월 “침공은 무의미하고 극도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국가로서 러시아의 존재 자체를 위협한다”고 했던 ‘러시아 장교회의’ 의장인 레오니드 이바쇼프의 예측이 현실이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가 국가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다. 이바쇼프는 1월 퇴역하면서 장교회의 홈페이지에 비판 글을 올려 회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이날 NYT와의 통화에서도 “러시아의 검열 때문에 자유롭게 말할 수는 없지만, 제가 말한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군 지휘력, 정보에 대한 판단능력 등에 이바쇼프처럼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늘고 있다는 게 NYT의 진단이다. 실제 러시아 부총리를 지낸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한 이후 국영기금의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난 데 이어, 러시아의 시장경제개혁가인 아나톨리 추바이스 대통령 특사도 사임한 뒤 터키로 출국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발 기류가 커지면서 쿠데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ㆍ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한 내부고발자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실패하고 전쟁이 격화하면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FSB 내부에 팽배하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FSB 소속 내부고발자가 망명 중인 인권운동가 블라디미르 오세킨에게 쓴 편지를 통해 공개됐다. 오세킨은 "이 전쟁이 계속될수록 치안부대에 의해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