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실무위원에 광주지검 전 수사과장 주기환씨가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의힘 정책 라인과 대선 캠프 인사, 현직 검찰 공무원들이 주로 이름을 올린 상황에서 주씨는 의외의 인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씨는 자신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추천으로 인수위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인수위와 법조계에 따르면,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실무위원은 △국민의힘 당직자(법제사법위원 보좌관, 정책연구위원 등) △대선 캠프 소속 실무자 △현직 공무원 파견자(검사, 수사관) 등으로 구성됐다. 주씨는 당직자도 아니고, 캠프에 몸을 담지도 않았고, 현직 수사관도 아니지만 인수위 명단에 포함됐다.
전문·실무위원은 인수위 각 분과에 소속돼 부처 업무보고와 정책 검토 등과 관련한 실무를 전담한다. 분과 간사와 위원들이 큰 방향은 정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 개발과 세밀한 행정 업무는 이들 손에 달려 있다.
주씨의 인수위 합류가 이목을 끌면서 윤 당선인과의 특별한 인연도 회자되고 있다. 윤 당선인과 주씨는 2003년 광주지검 특수부에서 검사와 수사관 사이로 만났다. 주씨는 특별수사에 두각을 나타내자, 윤 당선인도 주씨의 실력을 인정하고 눈여겨봤다. 윤 당선인은 2011년 대검 중수부 검사 시절에도 주씨와 함께 일했다. 당시 윤 당선인은 주변 검사와 수사관에게 주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윤 당선인이 지난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뒤에도 이어졌다. 2019년 광주지검 수사과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한 주씨는 윤 당선인의 정치 행보를 물밑에서 돕는 역할을 자처했다. 특히 광주지역에서 발이 넓어, 윤 당선인이 '공정개혁포럼'을 통해 외연을 확장할 때 광주지역 주요 인사 영입에 도우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씨는 국민의힘이나 대선 캠프에서 공식 직함은 없었지만, 윤 당선인의 그에 대한 신뢰는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선 당시 윤 당선인이 5·18민주묘지나 송정시장 등 광주를 방문할 때 그를 보좌하고 안내한 사람도 주씨였다.
윤 당선인은 주씨와 나이도 같아서, 웬만한 검사들보다 주씨를 믿고 의지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두 사람 관계를 잘 안다는 검찰 수사관은 "윤 당선인은 검찰 재직 때도 주씨처럼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주로 어울렸다"며 "인수위에서도 '믿을맨'을 실무에 배치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