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배후
리징쩌 지음. 김태성 옮김. 중국 춘추시대 역사서 '춘추' 주석서 ‘춘추좌씨전’, 일명 ‘좌전’의 에피소드를 저자의 독특한 해석으로 펼친 에세이다. 문맥상 드러나지 않는 역사 인물의 속내 파악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서 '고전의 배후'라는 제목을 붙였다. 신하들에 의해 허수아비로 세워지거나 비루한 욕망에 얽매여 비명횡사한 권력자에 대한 신랄한 묘사가 주를 이뤄 '비루한 왕들의 카니발'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글항아리·364쪽·1만8,000원
△산수화가 만든 세계
조규희 지음. 동아시아의 미술사에서 산수화가 현실 세계에 미친 영향을 서술한다. 일반적으로 산수화는 자연 그대로를 모방한 그림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산수화가 ‘사심으로 빚어진 예술 장르’로, 의도가 개입된 그림이라고 주장한다. 정약용이 홍매화에 ‘세한삼우’의 이미지를 투영한 이유는 그가 송나라 ‘세한삼우도’가 보여주는 매화의 이미지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 언급한다. 이처럼 산수화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역으로 오히려 현실 세계에서의 본질로 여겨지는 사례와 역사를 훑어보며 새로운 시각에서 산수화를 탐구한다. 서해문집·272쪽·1만7,000원
△다산의 마지막 질문
조윤제 지음. 다산 정약용이 ‘논어’를 해석한 ‘논어고금주’에 등장하는 65개의 논어 구절과 다산의 해석을 정리한 책이다. 다산은 생의 끝을 앞두고 자신의 삶에 관해 고뇌했고, 그 답을 ‘논어’에서 찾았다. 저자는 다산이 남긴 글을 바탕으로 다산이 평생에 걸쳐 품은 질문이 ‘어떻게 나를 사랑할 것인가’였다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해답은 ‘말로만 사랑을 외치는 것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며, 실천하지 않으면서 배움을 자랑하는 사람은 진정으로 배운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청림출판·352쪽·1만7,000원
△대통령의 숙제
한지원 지음. 민주주의가 이용 수단으로 전락하고, 국민의 주권을 오남용하고 있다는 진단하에 민주주의 위기를 벗어날 방안을 제안한다. 문재인 정부 5년을 분석해 경제학의 눈으로 한국 민주주의를 분석한다. 저자는 민주주의 개혁 방안으로 ‘시대 조건 적합성, 안보 위기 대처, 제왕적 권력 포기’라는 세 방향의 접근법을 제시한다. 한빛비즈·256쪽·1만6,500원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브래디 미카코 지음. 정수윤 옮김. 타인과 나의 유사함에서 시작하는 ‘공감’의 한계를 인식하고, 해결책으로 상상력 ‘엠퍼시(empathy)’를 제시한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행위로 설명되는 엠퍼시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타인이 되어 그들의 행위와 생각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행위다. 저자에 따르면 엠퍼시는 상상력과 결부되는 지적 영역이다. 혐오와 편견을 넘어설 엠퍼시를 기르는 방법으로 연극·교육 등을 제안한다. 은행나무·320쪽·1만5,000원
△리프트오프
에릭 버거 지음. 정현창 옮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를 분석했다. 아주 작은 항공 스타트업에서 20년 만에 가장 많은 상업 위성을 쏘아 올린 회사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전현직 임직원 인터뷰 등을 통해 풀었다. 초기 10년간 ‘지쳐 쓰러질 정도로 모든 걸 쏟아부은’ 엔지니어들은 3번의 발사 실패 원인을 현장에서 찾았고 계속해서 로켓을 분해하고 조립했다. 초사흘달·412쪽·2만2,000원
△처음 읽는 식물의 세계사
리처드 메이비 지음. 김영정 옮김. ‘대영 식물 백과사전’의 저자인 리처드 메이비가 저술한 식물 세계사 책이다. 독초와 약초, 자연과 문화, 주술과 의학 등에 등장하는 식물과 인간의 역사를 담았다. 또한 우리가 흔히 ‘잡초’라고 부르는 식물이 실은 어떤 이름의 식물이고,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한다. 예를 들어, 올리브밭이나 밀밭의 잡초인 맨드레이크는 마약성 알칼로이드를 함유하고 있어 마취제로 활용했다. 인간이 붙인 ‘잡초’라는 꼬리표를 제거하고 이에 얽힌 식물사적 의의를 밝힌다. 탐나는책·448쪽·1만8,000원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지음. 한유주 옮김. 미국의 베스트셀러 소설가 대니 샤피로가 글을 쓰는 삶에 대해 기록한다. 이 책은 ‘계속 쓰는 삶’이라는 큰 틀을 중심으로, 글에 관한 80개의 짧은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저자는 글쓰기에 관해 ‘인생의 벼룩들 속에서 외부의 흐름에 휩쓸려 가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며 자신만의 글쓰기 리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티·328쪽·1만8,000원
△민주주의 이론을 위한 서설
로버트 달 지음. 한상정 옮김. 로버트 달이 2014년 98세로 타계할 때까지 평생 민주주의 이론가로 살게 되는 그 첫발을 내디딘 책이다. 2006년 출간된 발간 50주년 증보판의 번역본이다. 저자는 '매디슨주의적 민주주의'와 '민중 민주주의'를 고찰해 두 개념 모두 민주주의 이상에 가깝지 않고,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는 민주주의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저자는 현실적 타당성을 갖춘 민주주의로 ‘다두정’을 제안하면서 다두정을 가능하게 할 8가지 사회적 전제 조건을 탐구한다. 후마니타스·304쪽·1만7,000원
△열 평짜리 공간
이창민 지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책으로 출간하는 SNS 작가 이창민이 가진 대한민국 주거 공간에 관한 고민과 문제 해결 방법을 담은 책이다. 세대와 경제 상황 등 다양한 조건을 아우르는 주거 관련 고민은 물론 더 나은 공간을 향한 작가의 새로운 관점도 함께 표현했다. 폐지 수거 노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환경일보와 사단법인 끌림이 기획한 ‘나눔페이퍼 캠페인’의 첫 번째 책이다. 환경일보·220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