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상호(하이원)가 한국 선수 최초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시즌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이상호는 19일 독일 베르히테스가덴에서 열린 2021-2022 FIS 월드컵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 회전 3ㆍ4위전에서 루카스 마티스(오스트리아)를 0.14초 차로 제치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시즌 마지막 개인 경기인 이날 결과를 포함해 이상호는 알파인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부 종합 순위에서 랭킹 포인트 604점으로 2위 슈테판 바우마이스터(독일ㆍ506점)를 98점 차로 제치고 1위를 지켜 종합 우승을 확정했다.
알파인 스노보드는 평행 회전과 평행 대회전의 세부 종목으로 나뉘는데 각각 월드컵 경기 성적에 따라 시즌 랭킹을 따지고 두 종목 성적을 더한 종합 순위도 매긴다. 이상호는 두 종목 합산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이상호는 평행 회전에서 245점으로 안드레아스 프로메거(오스트리아ㆍ266점)에 이어 2위에 올랐고, 평행 대회전도 바우마이스터(384점)에 이어 2위(359점)로 마쳤다.
이상호는 한국 스키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는 선수다. 그는 2017년 3월 터키 카이세리 월드컵에서 2위에 올라 한국 선수 최초로 FIS 월드컵에서 입상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평행 대회전 은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스키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도 안겼다. 이번 시즌엔 절정의 기량을 뽐내 기대를 모았던 베이징올림픽에선 8강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혼성 단체전 1개 포함)를 따내 종합 우승이라는 한국 스키 역사를 또 썼다.
이상호는 대한스키협회를 통해 "시즌 종합 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 너무 기쁘다"며 "모든 종목에서 우승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도록 많은 지원을 해주신 대한스키협회 신동빈 명예회장님, 대한스키협회, 그리고 후원사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배추 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상호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혼성 경기를 끝으로 2021-2022시즌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