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장하영(48)씨는 백내장 수술을 위해 안과를 찾고 있다. 몇해 전부터 시력이 부쩍 떨어지고 침침해지더니 최근엔 밤에 빛 번짐이 심해 운전에까지 지장을 받고 있다. 안과를 찾은 그에게 내려진 진단은 뜻밖에도 백내장이었다. 그는 백내장 발병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수술을 결심했다.
이경하 안과 전문의는 "백내장은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수정체의 선명도가 떨어지면서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으로 주로 노화가 원인이지만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면서 "휴대폰이나 전자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수정체가 일찍 늙어버린 것이 원인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10~20대에서도 백내장 등의 노인성 질환이 발병하고 있다. 안과를 방문하는 젊은 환자들은 시력 저하나 침침한 시야, 사물이 겹쳐 보이는 현상이나 야간 빛 번짐 등 다양한 노인성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 등에 눈을 과도하게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블루라이트는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짧은 파장의 가시광선 종류 중의 하나다. 화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집중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문제는 장기간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안구 노화가 촉진된다는 점이다. 안구 내 홍채는 낮에는 수축, 망막에 닿는 빛의 양을 줄이고 야간에는 홍채가 커지면서 많은 양의 빛을 받는다. 블루라이트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망막과 시세포가 혹사되면서 시력장애를 유발하는 황반변성 증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과도한 휴대폰 사용은 금물이다.
백내장 증상을 나타내는 사례
● 갑자기 시력이 저하된 것이 느껴지거나 노안으로 느껴질 때
● 단안복시(사물이 겹쳐 보이는 현상), 사물이 왜곡돼서 보일 때
● 노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 글씨가 갑자기 잘 보이는 현상이 벌어질 때
● 주맹현상(밝은 곳에서 시력이 더 떨어지고 어두운 실내, 밤에 더 잘 보이는 현상)
● 눈부심, 빛이 퍼져 보여 햇볕에 눈이 심하게 부시고 야간에 신호등이 퍼져 보일 때
백내장 초기증상은 노안과 구분이 쉽지가 않아 진행이 되고 난 후 안과를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둘 다 수정체의 노화 연관이 있지만 형태, 증상의 차이가 있다.
물체를 하나의 시각 정보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유입된 빛을 모아 망막에 정확히 맺어야 한다. 이를 위해 보는 사물의 거리에 따라 수정체 두께가 변하는데 이를 조절하는 것이 모양체라는 근육이다. 이 근육이 탄력을 잃으면 이 조절력이 떨어져 노안이 발생한다.
또한 탄력성이 떨어진 데다 투명했던 수정체가 혼탁해질 경우 빛이 제대로 투과하지 못하고 시야장애를 발생하는데, 이것이 바로 백내장이다.
백내장의 초기 증상은 약물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이미 진행된 경우라면 수술밖에 해결책이 없다. 문제는 수술시기를 놓칠 경우 수술 후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안과 정기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백내장 치료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밖에 없다. 최근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이용해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 시력을 모두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노안까지 교정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각 인공수정체의 특징, 개개인의 생활 환경, 직업 특성 등을 고려해 수술에 임해야 한다.
이 안과 전문의는 "최근 노안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발병 연령대도 낮아진 만큼 눈 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된 이들이 많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정기 검진만큼 가장 좋은 치료법이 없으므로, 시력 측정과 더불어 안과 검진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백내장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 먼 곳을 응시해 눈에 자주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 휴대폰이나 전자화면을 자주 볼 경우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여주고 20분마다 휴식을 취한다.
● 책을 읽거나 휴대폰을 할 때는 너무 어둡거나 반짝이는 조명을 피해 눈의 피로를 줄여야 한다.
●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실내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직접적인 자외선이 쐬는 것을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