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도와야 진짜 이웃” 제천시와 동해시의 진한 우정

입력
2022.03.16 15:12
제천시, 동해 산불피해 성금 3000만원 
2년 전 제천 물난리 땐 동해시가 지원



“어려울 때 도와야 진짜 이웃이죠”

충북 제천시와 강원 동해시의 진한 우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2년 전 제천 수해 때 동해시가 성금을 보내더니, 이번엔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동해시를 위해 제천시가 성금 모금에 나섰다.

16일 제천시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동해시 돕기 시민 성금모금을 진행해 이날 현재 3,000여만원을 모았다. 시는 애초 모금액을 1,500만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시민들의 동참이 이어지면서 모금액이 목표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돕자는 모금에는 이통장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협의회 등 관내 기관 단체 70여곳이 참여했다. 500여명이 넘는 시청 직원들도 동참했다. 관내 기업들도 속속 힘을 보태고 있다.

제천시의회는 16일 동해시의회를 방문, 시의원들과 사무국 직원들이 모은 성금을 전달했다. 배동만 시의회 의장은 “동해시민들이 화마의 아픔으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천시는 참여하고 싶은 기관과 시민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14일 마감키로 한 모금 기간을 17일까지 연장했다.

모금에 앞서 시는 지난 7일엔 동해시에 생수 200박스, 컵라면 250박스 등을 지원했다.

제천시와 동해시는 지난 2019년 10월 자매결연으로 이웃이 된 뒤 다양한 교류사업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20년 8월 제천 지역에 물난리가 났을 당시 동해시가 1,5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제천시에 보내왔다.

두 지자체의 협력은 자매결연 이전에도 있었다. 2019년 4월 산불 피해로 동해시 주민들이 생필품 부족을 호소하자 제천시가 즉석식품, 세면도구 등 1,500만원 상당의 구호 물품을 전하기도 했다.

임명규 제천시 시정팀장은 “산간 내륙의 제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바다가 동해시 묵호항일 정도로 양 지역은 자매결연 전부터 끈끈한 정을 쌓아왔다”며 “동해 주민들이 산불의 악몽을 조속히 털고 재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천시는 다음 주 중 이상천 시장이 직접 동해시를 방문해 모금한 성금을 전달할 참이다. 동해시는 이번 산불로 시 전체 면적의 14.8%에 달하는 2,600㏊의 산림이 소실됐다. 건축물 183채(주택 5·사찰 3·기타 82)가 소실되는 등 총 720억원(잠정 집계)의 재산 피해도 입었다. 52가구 110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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