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회장 등 남양유업 대주주들이 대유위니아그룹과 체결한 조건부 지분 매각 계약이 해제됐다.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한앤코)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대유위니아그룹에 남양유업을 매각하려 했지만 이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 중간지주회사 대유홀딩스는 홍 회장 측과 맺은 '상호협력 이행협약'이 해제돼 주식매매 예약완결권이 전부 소멸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지난 1월 말 한앤코가 홍 회장 측과 대유위니아그룹 간 지분 매각 계약의 이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대유홀딩스는 홍 회장 등이 계약을 위반해 해제 사유가 발생했다는 입장이지만 홍 회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계약 위반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이미 받은 계약금 320억 원도 반환해야 하는데 계약 해제 사유를 놓고 반박하는 상황이라 후속 절차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홍 회장 등은 지난해 11월 법적 분쟁 해결을 전제로 대유위니아그룹과 상호협력 이행협약을 맺었다. 한앤코와의 주식매매계약 이행 관련 본안 소송이 해결되면 한앤코에 넘기기로 했던 지분을 대유위니아그룹에 매각한다는 조건이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그해 12월 재무·회계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단 20명을 남양유업에 파견해 직원들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앤코가 해당 계약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계약이 틀어졌다. 홍 회장 등은 불복하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법원은 한앤코 신청을 받아들인 원결정이 타당하다며 대유위니아그룹과의 계약 이행을 재차 금지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의 인수 무산 소식이 전해진 이날 남양유업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전날보다 4.39% 오른 40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주가가 42만2,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