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송영숙 회장 단독 경영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창업주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지주회사 사내이사직에서 빠지기로 하면서다. 창업주 부인인 송 회장의 의중에 따라 향후 후계구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 임종윤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고, 지난해 신규 선임했던 임주현 사내이사는 곧 자진 사임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외이사보다 사내이사가 더 많은 이사회를 선진화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체제로 바꾸고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임종윤 대표는 2010년 임 전 회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에 오른 후 2016년부터 단독대표를 맡아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됐다. 그러나 2020년 임 전 회장 타계 후 모친인 송 회장이 지분 상속으로 최대주주에 올랐고, 이번에 임 사장까지 남매가 모두 지주회사 이사회에서 빠지게 되면서 후계구도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 회장은 단독 경영체제에서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도맡고, 일상적인 경영 현안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자녀(임종윤·주현·종훈)들은 한미약품 사장으로서 지금까지 해오던 업무들을 변동 없이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