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들에 대해 격리 의무가 면제되면서 여행업계에도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해외입국자는 이달 21일부터, 미등록 접종자는 4월 1일부터 격리가 면제된다. 위험도가 높은 파키스탄·우즈베키스탄·우크라이나·미얀마 등 4개국은 격리 면제에서 제외된다.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여전한 데다, 해외여행 회복의 경우 항공 좌석 수급이 선제돼야 하는 만큼 본격적인 여행 재개 시점은 빠르면 5월께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번 조치가 여행업계에 긍정적인 기류로 다가오는 건 분명해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행 관련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여행사들은 휴양지 위주의 여행상품 판매 재개에 나섰다.
3월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했던 예약자들은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 발표 직후 출발을 확정했다. 참좋은여행에선 3월 25일 그리스일주 고객 21명, 3월 30일 터키일주 고객 26명이 잔금을 납부하고 여행을 예정대로 떠날 방침이다. 반면 규제 완화가 시행되는 21일 이전 출발자 1,000여 명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격리 면제 검토 소식이 알려진 지난 일주일간 여행사마다 여행 문의 전화도 2배가량 늘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그동안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지역인 사이판 위주로 수요가 몰렸다"며 "해외 입국 시 현지 격리가 면제되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 국내 격리까지 면제되면 해외여행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행업계에선 태국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휴양지 위주로 수요가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혼여행객 등 특정 목적이 있는 고객부터 단계적으로 예약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이에 하나투어는 올해 중단했던 마케팅 캠페인 '꿈꾸는 대로, 펼쳐지다' 활동을 재개하고 14일부터 새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기로 했다. 인터파크투어도 미루던 유럽투어 기획전을 오픈했고, 모두투어는 14일부터 신혼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고객 감사전 프로모션을 시작할 계획이다.
관건은 항공 좌석 수급이다. 규제가 완화됐다고 하더라도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풀리는 데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해외여행 정상화를 위한 여러 조건들 중 이제 하나가 성립된 것"이라며 "3월 말부터 항공사가 증편 계획을 발표하고, 여행사가 좌석을 확보하거나 전세기를 준비해서 판촉을 늘리는 과정을 생각하면 5월부터 선택지가 늘면서 수요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유럽 등 일부 지역은 항공 노선이 축소되거나 없어졌다"며 "항공 공급선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해외여행 추이도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