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과 작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담은 '우크라이나 평화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선 소용돌이 속에서 반전 행동에 무관심한 국내 정치권 등 시민사회에도 각성을 촉구했다.
서울과 인천,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시인 작가 50명은 12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와중에 전쟁이라는 비극이 발생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인류애와 인간 존엄성을 말살하는 저급한 행위이며, 모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일제 등 외세로부터 오랜 세월 동안 침략을 받은 우리나라의 과거 모습과 현재의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비슷하리 만큼 닯아 있다"며 "주민 보호라고 주장하는 푸틴의 언어는 철저히 모순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자국 이익과 영토 확장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 등 국내의 굵직한 이벤트에 묻혀 반전 목소리가 수그러든 국내 상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선에 매몰돼 차별과 혐오의 말만 내뱉을 뿐, 누구도 반전과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 대신 누군가를 겨냥한 비난과 조롱의 언어를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서 발표를 주도한 정훈교 시인보호구역 대표는 "우리나라는 누구보다 전쟁의 아픔을 알고 있는 만큼, 많은 시민들의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