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에...항공업계 "환영"

입력
2022.03.11 15:55
윤석열 당선인 "여행 자유 되찾겠다"
트래블버블 국가 노선은 여객 수요 높아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하기로 하자 항공업계에는 국제선 여객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21일부터 국내와 해외에서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자에 한해 7일 격리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현재 방역당국은 해외 입국자에게 입국 전 유전자증폭(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고, PCR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어도 7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PCR 검사결과가 음성임에도 자가격리를 명하는 건 비과학적이며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조치"라며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폐지해 '여행의 자유'를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항공업계는 정부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국가행 항공편 탑승률은 현재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사이판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66%다. 항공기 좌석 점유율을 70% 이하로 제한하는 점을 감안하면 94%를 채운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직장인들은 보통 일주일 정도 휴가를 사용해 7일 자가격리 의무가 있으면 해외여행을 갈 수가 없다"며 "정부가 자가격리 의무를 해제해 올 여름 휴가철에는 해외 여객수요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반색했다.

그간 항공업계에는 국제선 여객수요가 막힌 상황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아직 지난해 연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제주항공이 3,234억 원, 진에어 1,942억 원, 티웨이항공 1,570억 원 등 대부분 수천억 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의 지난해 여객사업 매출도 1조839억 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7조7,675억 원)과 비교해 80%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2년간 중단했던 하와이 노선 운항을 다음 달 재개하는 등 항공사들이 올해 국제선 사업을 다시 늘리려 한다"며 "정부가 현실적으로 방역 지침을 조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