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가 골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K리그1 12개팀이 팀별로 4경기씩 치른 4라운드 현재 총 득점은 38골을 기록 중이다. 개막전이었던 1라운드에서 9골이 나오면서 골 가뭄 불안감을 안기더니 2라운드 12골, 3라운드 7골, 4라운드 10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겨우 1.58골(팀별 0.79골)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 총 53골로 경기당 2골이 넘게 나왔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낮은 수치다. 이보다 앞선 2018년에는 총 60골이 쏟아졌고, 2019년에는 57골, 코로나19로 개막이 5월로 늦어진 2020년엔 48골을 기록했다. 축구에서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끌 수 있는 장면은 골이라는 점에서 팬들도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약체로 평가받던 팀뿐만 아니라 우승 후보들까지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득점 1위(71골)였던 전북 현대는 4경기에서 단 2골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53골로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수원FC는 아직 1골에 머무르고 있다.
이처럼 K리그1이 빈 공에 시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역대 가장 빨랐던 이른 개막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K리그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개최되는 카타르월드컵에 대비해 지난해보다 8일 빠른 지난달 19일 리그를 시작했다. 한겨울 쌀쌀한 날씨에 선수들이 적응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지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수들도 시즌 준비 시간이 짧아지면서 몸 상태를 완벽히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개막 시기가 빨라지면서 특히 골잡이들에게 직격타가 됐다. 지난 시즌 득점 톱5 가운데 주민규(제주), 라스(수원FC), 구스타보, 일류첸코(이상 전북) 등 1~4위까지 선수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듯 4라운드까지 침묵 중이다. 득점 5위였던 뮬리치(성남)만이 4라운드에서 1골로 체면치레를 했다. 대구FC의 듀오 세징야와 에드가 역시 아직까지 골맛을 보지 못했다. 주요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대부분 1월 초중순 입국하면서 제대로 몸을 끌어올릴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른 개막으로 인해 선수들의 부상도 골 가뭄을 가중시키고 있다. 영하의 날씨에 경기를 치르다보니 경기장 잔디에 다치는 일이 빈번해졌다. 수원FC는 지난해 득점 2위 라스(18골)가 발목 부상으로 쓰러졌고, 어시스트 2위 무릴로(10개)는 수술까지 고려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기성용(서울 FC)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엉망인 잔디 상태에 대해 공개 비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