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 리더 양성' 경북웹툰캠퍼스, 경주 황리단길에 연다

입력
2022.03.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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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외인구단' 이현세 작가 모교
옛 황남초등학교에 창작실 등 갖춰
작업·교육실 제공, 맞춤형 교육 실시
"제2의 이현세·기안84 배출할 것"

K웹툰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경북도가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작가 이현세씨의 모교인 경주 황남초등학교 옛 건물에 ‘경북 웹툰캠퍼스’를 개설했다. 유망 웹툰작가나 지망생을 대상으로 수준별 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곳이다.

경북도는 11일 오후 경주시 황리단길 옛 황남초에서 김상철 문화관광체육국장,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주낙영 경주시장, 웹툰 작가 등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웹툰캠퍼스 개소식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명예총장으로 위촉됐으나 사정상 참석이 어려운 이현세 작가에겐 위촉장을 따로 전달할 예정이다. 황남초는 경북 울진군이 고향인 작가의 모교로, 2019년 용강동으로 이전했다.

이 작가는 영화로도 제작된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해 예술과 외설 논란으로 법정까지 간(무죄 확정판결) '천국의 신화', 남북이 힘을 모아 일본 열도를 점령한다는 내용의 ‘남벌’ 등 역작을 발표했다. 까치와 그가 일편단심 사랑하는 엄지, 악당으로 묘사되는 마동탁 등은 그가 창조한 유명한 캐릭터다.

경북 웹툰캠퍼스는 2020년 4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 웹툰캠퍼스 조성 및 운영 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도·시비 8억 원을 들여 옛 황남초 급식동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지상 2층, 연면적 801㎡ 규모다.

웹툰캠퍼스는 입주실 17개(개인실 15개, 기업실 2개), 교육실, 전시실, 만화방, 쉼터와 웹툰 창작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터 등 각종 장비를 갖추고 있다. 경북도가 출연한 경북콘텐츠진흥원 동남권센터가 운영하게 된다.

현재 웹툰작가 10명이 이곳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달 이후 유망 작가나 지망생을 대상으로 추가 공모할 예정이다. 선발 작가에겐 수준별 맞춤형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웹툰 제작의 기초부터 심화, 특화프로그램 등 4개 과정, 16개 강좌(136회)를 마련해 총 200여 명의 교육생을 배출할 계획이다.

경북도가 웹툰캠퍼스를 개설한 것은 웹툰이 새로운 한류의 첨병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2020년(1조538억 원) 1조 원을 넘어섰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만화방’에 머물러 있던 K웹툰은 일본의 ‘망가’를 넘어 온라인 플랫폼을 타고 글로벌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구글플레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손잡고 인기 웹툰의 게임 제작에 나섰고, 인기 웹툰을 소재로 한 영화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경북도는 웹툰캠퍼스가 전문인력 양성 및 저변 확대, 도민 문화향유의 공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김상철 국장은 “웹툰은 국내시장만 해도 최근 7년 사이 7배가량 성장했고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근이 가능해 다양한 콘텐츠 스토리의 주요 원천”이라며 “웹툰캠퍼스를 거점으로 다양한 창작 활동을 지원해 제2의 ‘이현세’와 ‘기안84(유명 웹툰작가 필명)’ 같은 작가들을 배출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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