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 확진 인정 첫날... 병원은 검사자들로 '북적북적'

입력
2022.03.14 18:20
PCR 검사량 감소는 어려울 듯

방역당국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결과를 최종 확진 판정으로 인정함에 따라 병원에는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으로 넘쳐났다. 검사키트 부족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나타났다. 그럼에도 오미크론으로 인한 확진자가 워낙 많아 PCR검사량을 줄여주는 데는 일정 정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마다 검사자 넘쳐... PCR검사 부담까지 줄이진 못 할 듯

14일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 시 추가 PCR 검사 없이 확진자로 인정한 첫날이었다. 이 때문에 이날 전국 호흡기지정 의료기관과 호흡기전문 클리닉에는 검사를 받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병원은 검사키트가 소진돼 발길을 돌리는 사례들도 나타났다.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확진용으로 인정키로 한 것은 확진자 폭증 때문이다. 하루 30만 명대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PCR 검사만으로 대응하긴 역부족이다. 이에 반해 신속항원검사는 검사 결과가 당일에 나오고, 검사 수요가 의료기관으로 분산돼 훨씬 더 많은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하지만 신속항원검사가 도입됐다고 PCR 검사량을 본격적으로 줄이는 역할까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동거인이나 해외 입국자, 입영 전 장병들에 대한 검사, 요양병원 등의 선제검사 등 다양한 PCR 검사 수요가 여전히 있다"며 "PCR 검사량, 확진자 증가의 양이나 속도 등에 대해 이번 주에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영향 평가를 하겠다"고 말했다.

검사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확진자 수는 크게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 청장은 "PCR 검사로 인한 시간 지연, PCR 검사 누락 같은 부분을 감안하면 확진자 통계는 조금 더 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현장 PCR 검사엔 여전히 "비의료인 검사 일정 못한다"

검사체계의 변화에도 질병청은 여전히 경기 여주시의 현장 PCR 검사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현장 PCR 검사는 유전자 증폭을 기반으로 하되 증폭 시간이 빠른 시약을 쓰고, 이동형 검사소 '나이팅게일센터'를 통해 검사 시간을 대폭 줄인 모델이다.

여주시는 검사를 편히, 또 결과를 빨리 받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검사 건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현장 PCR 검사의 정확도가 약 90%에 이른다는 점을 내세웠다. 여주시 관계자는 "현장 PCR 검사는 바이러스 수치가 약한 양성자를 잡아내, 일반 PCR 재검에서 최종 양성이 나온 사례도 많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여전히 '비의료인에 의한 코로나 검사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속항원검사만 해도 의료인에게 검사한 경우에만 인정하고 있는데, 시약회사 직원들이 진행하는 현장 PCR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여주시의 검사는 일종의 무면허 의료행위"라며 "공식 진단으로 인정받으려면 보건소 책임하에 인력을 투입해 운영하거나, 의료기관 등 법에 명시된 병원체 확인 기관에 위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