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날이 밝았습니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9일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됩니다.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에도, 앞선 4, 5일 진행된 사전투표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만난 서른 명의 유권자들에게 무엇이 이들의 발길을 투표소로 이끈 건지 들어봤습니다. 각자 이유는 달랐지만, 그들 모두는 절박한 심정으로 새 대통령에 대한 희망의 끈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이 열기가, 이 열망이 오늘 본투표에서 결실을 맺길 바라 봅니다.
△김태현(19· 남·서울 구로구·대학생) "차기 대통령이 학연·지연으로 인한 부당한 특혜를 최소화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이하연 (18·여·서울 영등포구·대학생) "내 투표 기준은 '지속가능한 사회'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 살고 싶어 환경 등 우리나라 미래를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뽑았다."
△김성민(29·남·인천 남동구·회사원) "중소기업은 낮은 임금, 열악한 복지 등 낮은 처우로 온라인에서 '좋소(중소기업을 비하하는 표현)'로 불리는 등 혐오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기업을 신경 쓰는 것만큼 중소기업도 챙겼으면 좋겠다."
△조나연(21·여·전남 무안군·대학생) “생애 첫 대통령 선거라 고민이 많았다. TV토론회를 꼼꼼히 지켜본 후 거짓말을 안 하고 공약 잘 지킬 것 같은 후보자를 선택했다.”
△서영건(23·남·대구 서구·공무원시험 준비생) "통장의 잔고가 여섯 자리를 넘긴 적이 없는 수험생에 불과하지만, 한 치 앞만 보기보다 더 큰 시야로 복지정책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되면 좋겠다.”
△이진이(23·여·강원 춘천시·대학생)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춘의 꿈이 이뤄지는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김재홍(34·남·서울 관악구·창업준비) "청년 창업 관련 공약을 꼼꼼히 따져 후보를 선택했다. 실패하더라도 손가락질받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
△김준형(37·남·부산 연제구·회사원) “그동안 많은 정책들이 수도권 중심이었다. 지방도 국가의 일부다. 지방의 발전, 전국의 고른 발전을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대통령이면 좋겠다."
△김진영(31·여·서울 영등포구·회사원) "전국 각지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후보를 선택했다."
△김지민(32·여·경북 포항시·회사원) “결혼 시기가 가까워지다 보니 내 집 마련에 관심이 많은데, 집값이 너무 비싸고 은행 대출도 쉽지 않아 걱정이 많다. 청년층 주거 문제를 해결할 후보자가 꼭 당선되길 바란다.”
△김진수(37·남·충북 청주시·자영업) “자기 이익과 자리 지키기는 그만 보고 싶다. 진실로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 되어 달라.”
△조희형(39·여·경기 포천시·교사) “누구를 지지해 뽑은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대통령은 막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박민수(41·남·서울 양천구·회사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지켜야 하는 것들이 당연히 지켜지는 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새 대통령은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시장 논리를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송유진(41·여·서울 도봉구·회사원) "새 정부는 실용적인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 선거 때마다 여러 공약이 나오지만 이번만큼은 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
△김은숙(47·여·대전 동구·회사원) “복지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많은데 새 대통령은 제발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게 해줬으면 한다.”
△이미소(41·여·울산 남구·자영업자) “범죄 걱정 없이 아이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이민형(43·남·경기 용인시·회사원) “새 대통령은 세대와 지역 간 갈등을 없애고 하나 된 대한민국, 공정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김관호(41·남·전북 전주시·회사원) “현재 대한민국은 위기상황이다. 리더의 유능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기에 국민화합과 소통으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이끌 후보를 뽑았다."
△최준원(51·남·창원시 성산구·회사원) “지금의 어려운 시국을 제대로 이끌 지도자가 필요하다."
△진창범(57·남 경기 수원시·자영업) "잘못된 선택이 나라를 어떻게 위기에 빠뜨리는지 많이 봐왔다. 이번에는 누구를 뽑겠다기보다는 누구를 뽑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투표장을 찾았다."
△이상철(56·남·경북 구미시·사업)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했지만, 진실한 사람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조재수(58·남·서울 종로구·무역업) "모두 흠결이 있어 고민스러운 선거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나은 후보를 뽑아서 대한민국 희망의 불을 살려야 한다는 심정으로 투표했다."
△최미경(55·여·서울 종로구·주부) "재임 중 본인과 가족들로 인한 도덕적 논란이 없어야 한다. 다당제를 거부하거나, 와해시키지 않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
△임정옥(52·여·제주도 제주시·주부)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 물가까지 치솟고 있어 모두가 죽을 맛이다. 이번에 선출된 대통령은 코로나와 경제를 우선적으로 챙겨주셨으면 한다.”
△박웅철(63·남·서울 중랑구·종교인) "현재 우리 사회는 특정 목적에 따라 인간을 틀에 찍어내는 휴머니즘 상실의 병든 사회다. 병든 사회를 건강한 사회로 이끌어줄 사람이 선출되길 간절히 바란다."
△조선녀(64·여·서울 중랑구·요양보호사) "18대 대선 이후 10년 만에 투표장에 나왔다. 부쩍 없는 사람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 같다. 없는 사람 심정도 헤아려주는, 똑바로 된 사람이 대통령으로 뽑혔으면 한다."
△김영국(64·남·광주시 서구·자영업) “한국 정치판의 지긋지긋한 고질병인 혐오와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미래세대의 삶을 확실히 구제할 수 있는 대통령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영수(63·여·충남 논산시·자영업)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 줄 것 같은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앞으로 모든 선거에서 두루뭉술하게 뭔가를 해주겠다는 헛된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는 없었으면 좋겠다.”
△이영숙(62·여·대구 북구·주부) “자녀를 둔 입장으로서 자녀 세대들의 취직, 결혼과 육아에 아낌없이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
△서윤자(63·여 울산 남구·주부) “막내가 졸업하고도 1년 넘게 취직을 못하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일자리를 좀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다.”
사회부 사건이슈팀·전국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