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들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을 노린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처럼 세계를 무대로 삼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국내 OTT로 일본에 발을 내민 왓챠를 필두로 티빙과 웨이브가 글로벌 진출에 포부를 드러냈다. 한국 배우와 작품들이 글로벌로 나아가는 이 시점에서 국내 OTT들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더 넓은 시장을 위해 도약하는 국내 OTT들의 전략을 알아보자.
지난해 12월 CJ ENM은 미국 메이저 종합 미디어그룹 바이아컴CBS와 전방위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OTT 티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의 협력을 결정했다. 비아컴CBS는 '욘더'를 시작으로 총 7편의 티빙 오리지널 제작에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CJ ENM은 할리우드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 콘텐츠 인수도 마무리 지었다. 세계 시장 각국에 콘텐츠 생산 거점을 보유한 엔데버 콘텐츠를 기반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전략이다. 티빙의 목표는 자체 제작 생태계다. 글로벌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와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티빙 관계자는 "바이아컴CBS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NO.1 K-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글로벌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상반기 바이아컴CBS의 인기 콘텐츠도 국내 이용자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웨이브는 앞서 동남아 북미 진출, 그리고 HBO와 같은 글로벌 OTT와의 협력을 알렸다. 이미 HBO, NBCU 및 여러 콘텐츠 제공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후 국내 서비스 중이다.
이에 발맞춰 웨이브는 해외 진출에 대한 고민을 마치고 행동으로 옮겼다. 웨이브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웨이브는 2019년 출범 당시부터 글로벌 진출 계획을 갖고 있다. 아직 구체적 계획을 밝힐 순 없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조사와 파트너십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설명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왓챠는 발 빠르게 움직여 지난 2020년 일본 론칭을 알린 바 있다. 이제 왓챠의 목표는 일본 외 지역으로 내년부터 다른 지역에서 론칭이 이뤄질 예정이다. 왓챠는 '2030년 글로벌 1억 명 유료 구독자 수'를 목표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태훈 대표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왓챠가 화제성이 높은 신작이 아닌 구작을 새롭게 창조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서 "현재 논의 중인 파트너사들은 해외 이용자들의 소비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왓챠는 플랫폼 외에도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꾀하고 있다. 왓챠 관계자는 대표적인 예시로 '시멘틱 에러'를 들면서 "실제로 '시멘틱 에러' 작품 댓글에서 베트남 중국 일본 스페인어 등이 많이 있다. K-드라마들에 대한 기대감을 볼 수 있다. 이에 '시멘틱 에러'는 왓챠 재팬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 이처럼 왓챠는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들의 진출도 노리는 중"이라 설명했다.
이들의 목적과 과정은 궤를 같이 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료 가입자를 늘린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가 아닌 직접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바야흐로 'K-콘텐츠의 시대'를 맞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내외 콘텐츠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토대로 각기 다른 색채를 장착한 뒤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노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