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 "언론장악 선전포고 윤석열은 사죄하라"

입력
2022.03.07 17:33
윤석열, 언론노조 향해 "강성노조 전위대" 등 비난 발언
현업언론단체 "윤석열은 허위사실 유포 책임져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경기 의정부 유세에서 언론노조를 향해 "민주당 정권이 앞세운 강성노조 전위대"로 지칭하며 “먼저 뜯어고치겠다”는 등 비난 발언을 한 데 대해 언론현업단체들이 반발하며 규탄에 나섰다. 단체들은 윤 후보의 허위사실 유포에 책임을 묻고, 답변이 없을 경우 직접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과 한국방송기자연합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6개 언론현업단체는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장악 선전포고 윤석열은 사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윤 후보를 규탄했다. 단체들은 "윤 후보는 의정부 유세에서 막말을 넘어 허위사실로 유권자를 기만하고 선동했다"며 "반드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6일 유세 과정에서 언론노조를 향해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앞세우고 그 강성노조를 전위대로 세워서 갖은 못된 짓을 하는데, 그 첨병 중의 첨병이 언론노조"라며 "정치개혁에 앞서 먼저 뜯어고쳐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허위 보도를 일삼고 국민을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언론노조를 비롯한 6개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노조 1만6,000 조합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민주당 집권 연장을 위한 강성노조의 전위대 역할을 했는가"라며 "언론노조는 작년 한 해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언론중재법 개정 과정에서 어느 누구보다 민주당을 향해 강력한 비판과 항의 투쟁을 전개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의 집권연장을 위한 전위대'라 칭한 구체적 근거를 윤 후보 스스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반드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체들은 "정치개혁보다 먼저 언론노조를 '뜯어 고치겠다'는 말은 집권 즉시 공영방송을 비롯한 공영언론에 또 다시 피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노골적 협박"이라며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을 넘어 박정희 전두환 시절의 언론 말살을 실천에 옮기겠다는 독재적 발상이 아니고는 가능한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체도 없이 비판언론을 '허위보도'와 '거짓공작'으로 몰고 가는 정치권의 악의적 선동이야말로 무분별한 언론불신을 조장하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위협해 온 주범"이라며 "퇴출의 대상은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언론인들이 아니라, 언론장악의 헛꿈을 꾸고 있는 윤석열 당신"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만희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윤석열 후보는 언론 자유를 지키겠다고 노력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어제 발언은 그 공언과는 맞지 않다"며 "윤석열 후보의 언론관은 무엇인지 그 발언의 진위를 해명하고 비판을 수용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6개 단체는 윤 후보 발언에 대한 입장문을 국민의힘 측에 전달했다. 이후 윤 후보 측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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